월 1만~3만원으로 저렴...손해율은 60% 남짓
보장성 보험 권하기 위한 미끼상품 활용
[뉴스핌=김겨레 기자] 새해 들어 손해보험사가 잇따라 치아보험을 출시하고 있다. 치아보험은 월 1만~3만원으로 쉽게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바로 보장받기는 어려워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치과 진료 모습 <사진=뉴시스> |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최근 '참좋은 치아사랑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임플란트 치료를 받으면 최대 15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한다. 만 6세부터 70세까지 가입할 수 있고, 최대 80세까지 보장한다. 갱신 시점의 연령과 상관없이 최대 80세까지 갱신·보장한다.
또 스케일링(연간 1회), 신경치료, 치주질환 치료를 비롯해 안과·이비인후과질환 수술비 및 시청각안면장애진단비 등의 신규 보장도 추가해 보장범위를 얼굴 전반으로 확대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보 등 주요 보험사도 다음달 치아보험 신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AIA생명, 한화손보, 동양생명도 지난해 치아보험을 내놨다.
다만 치아보험은 치료 내용에 따라 가입 후 3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면책기간이 있다. 치료비의 50%만 보장하는 감액 기간도 최대 2년에 달한다.
또 사랑니 치료, 치열교정 준비, 미용상 치료는 보장에서 제외된다. 이미 보철치료를 받은 부위를 다시 수리하거나 복구, 대체 치료할 때도 보험금을 주지 않는다.
실제로 치아보험 손해율(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은 실손보험 손해율의 절반인 60%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보상이 까다롭다는 뜻이다.
치아보험에 가입했다 곧 해약했다는 한 소비자(여·40대)는 "치과 진료비가 70만원이 나왔는데 막상 보상 가능한 치료비를 따져보니 20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며 "가입 당시에는 어떤 이가 해당되는지 여부를 자세히 몰랐다"고 토로했다.
치아보험은 지난 2008년 라이나생명이 업계 최초로 출시한 이후 외국계 보험사들이 주로 판매해왔다. 출시 초기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180%에 육박해 중대형사들은 판매를 꺼리거나 판매를 중단했다. 이후 면책 및 감액기간을 운영하고 보상 기준을 강화해 손해율을 100% 이하로 낮췄다.
한편, 보험사가 치아보험을 잇따라 출시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다른 보험을 권유하기 위한 미끼상품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저렴한 보험으로 고객을 쉽게 유치한 뒤 암보험이나 종신보험 등 장기 보장성 보험 가입을 독려하는 이른바 '업셀링(Up-selling)' 전략이다.
한 보험설계사는 "치아보험 보험료는 월 1만~3만원으로 가입자를 쉽게 유치할 수 있어 업셀링이 활발하다"며 "예전에는 운전자보험이 그 역할을 했지만 점점 모바일과 PC 등 사이버 마케팅 영역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