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넥슨‧넷마블 빅3 모두 유연근무제 시행 기대감↑
"자회사에 영향 미치지 못해" 지적도…위정현 교수 "성과공유 필요"
[뉴스핌=이윤애 기자] 게임업계가 새해를 맞아 근무환경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게임업계가 관행처럼 굳어져 있던, 특정기간 동안 야근과 특근을 지속하는 '크런치 모드'의 문제점을 공감하고 유연근무제, 탄력근로제 도입 등 후속대책 마련에 적극 나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근무환경 개선에 국내 게임업계의 빅3인 넥슨(대표 박지원)과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일부터 유연근무제를 도입, 시행중이다. 유연근무제는 1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유연하게 출퇴근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엔씨는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30분 단위로 개인이 출근 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신규게임 출시나 베타 테스트 기간 등 집중 근무가 불가피할 경우 탄력근로제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탄력근로제는 한 주의 근로시간이 40시간을 초과하면 다른 주에 근무시간을 줄여 평균 근로시간을 맞추는 방식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이번 달부터 시범도입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중"이라며 "각팀별로 오전에 시간이 필요한 워킹맘, 저녁 자기계발을 위한 직원 등 사정에 따른 시간 조율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넥슨은 이미 각 조직별 업무 특성에 맞춰 오전 8시부터 10시 사이에 출근 시간을 정하는 방식의 유연 출퇴근제를 시행 중이다.넷마블도 지난해 논란 이후 야근·주말근무 금지, 탄력근무제 등을 시행중이다.
넥슨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유연근무제를 시행해 왔다"며 "본사 뿐만 아니라 자회사까지도 제도가 잘 정착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빅3 뿐만 아닌 게임업계 전반의 근무환경 개선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11일 '국내외 게임제작 노동환경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게임업계 초과근무에 대한 언론보도와 고용노동부의 집중 근로감독 이후 대형 게임업계 중심으로 크런치모드 철회 등의 움직임이 일었다"면서도 "실제 대형 게임사의 여러 자회사에게까지 근로환경 개선이 미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게임학회회장을 맡고 있는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회사 및 중소 게임 개발사는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곳이 많아 유연근무제를 도입할 여력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근본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성과 공유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