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동맹국인 한국과 미국간의 무역갈등이 새로운 긴장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위한 첫 회의가 개최돼 주목된다. 양국은 자동차와 철강, 농축산물 등 민감한 분야를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등에 따르면, 한미 FTA개정 1차 협상이 이날 열렸다. 유명희 통상정책국장이 수석대표를 맡은 한국 협상단과 마이클 비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이끄는 미국 협상단이 워싱턴 D.C.에서 만난 것.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월 7일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년이난 된 '최악의 딜(horrible deal)'이라고 칭하면서 이를 재검토하고자 다짐했다.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미국은 한국시장이 더 개방되고 무역관계가 더욱 매끄럽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트럼프의 접근은 환태평양지역 전체를 당황스럽게 했다. 전체 경제적 동맹관계보다는 개별국가와의 무역협상을 강조하는 것. 그결과 TPP가 흔들리고 중국의 입지가 넓히는 형국으로 발전했다.
이런 가운데 첫 협상은 양국이 설정한 협상 목표를 점검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미국은 일부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우리 측은 투자자·국가소송제(ISD)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특히 한미 FTA 개정을 통해 한국산 전자제품, 휴대전화, 자동차, 철강 등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한국에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은 미국의 잔여관세 철폐 가속화와 비관세 장벽 해소를 요구하는 한편 농산물 추가 개방은 불가하다는 원칙적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협상 이후 후속 협상은 양측 협의에 따라 3~4주 간격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웬디 커틀러 전 USTR 부대표는 "대대적인 변화를 추구한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에 관련 계획을 사전 통보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미국의 접근법을 관측했다.
이번 회의는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된 상태에서 개최돼 주목된다. 최근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도발로 전세계가 이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 FTA 개정 협상이 시작돼서다. 이번 협상에는 궁극으로는 긴 동맹관계에 금이 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끼여들어 그 틈을 넓힐 위험도 상존한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구위원 수미 테리는 "한국과 미국의 동맹에 관해 현실적으로 볼 때 걱정스러운 점이 많은 시점"이라며 FTA 협상으로 양국 간 이견이 심화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