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제조업 훈풍에 상품 가격 뛰자 해당 통화 강세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신흥국 통화가 지난 2013년 이른바 테이퍼(자산 매입 축소) 발작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점진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데다 글로벌 경제 성장에 따라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관련 통화에 상승 탄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멕시코 페소화 <사진=블룸버그> |
MSCI 이머징마켓 통화 인덱스는 지난 3일 1687.07까지 상승해 2013년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 움직임에 따른 충격이 신흥국 통화를 강타하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주요 신흥국 통화 전반의 움직임을 반영하는 지수는 4일 오름세를 지속, 6년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예기치 않게 자산 매입 축소 계획을 발표한 데 따른 충격과 국제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급락이 맞물려 하락 압박을 받았던 관련 통화는 2016년 초 반전, 수년간에 걸친 손실을 마침내 온전하게 회복한 셈이다.
이날 장중 터키 리라화가 0.6% 올랐고, 남아공 랜드화와 멕시코 페소화가 각각 0.5%와 0.4% 상승하는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 상승 흐름을 지속했다.
미국 달러화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과 이머징마켓의 탄탄한 경제 펀더멘털이 추가 상승을 부추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이번주 투자 보고서를 통해 “신흥국 금융시장의 펀더멘털이 매우 탄탄하다”며 “남아공과 터키 등 일부 개별 국가의 리스크 요인에도 전반적인 자산 움직임이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주피터 애셋 매니지먼트의 로스 테버슨 글로벌 이머징마켓 펀드 매니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신흥국 통화의 강세 흐름이 2018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의 주식시장도 상승세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가 투자은행(IB) 업계는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국의 제조업 경기 호조가 구리를 포함한 주요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고, 이는 이른바 상품 통화를 중심으로 신흥국 통화에 상승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22개 원자재 가격 지수는 이날 장중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지수는 1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말 구리 가격이 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팔라듐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올해 초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각각 배럴당 70달러와 60달러 선을 돌파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상품 가격의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닐 두타 미국 경제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유가 급등은 공급 측면의 충보다 수요 증가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