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대놓고 비판해 온 밋 롬니(공화)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정계 복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린 해치(공화·유타) 상원의원이 올해 중간선거에 재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롬니 전 주지사가 해치 의원의 자리를 채운 뒤 2020년 공화당 대선 후보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사진=블룸버그> |
3일(현지시간) CNN과 워싱턴포스트(WP),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에 따르면 해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전날 롬니 전 주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위치 정보를 매사추세츠에서 유타 홀러데이(Halladay)로 변경했다.
롬니 전 주지사는 해치 의원의 은퇴를 조용히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CBS는 롬니 전 주지사가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전날 트위터 프로필 위치 변경이 이에 대한 근거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2차례 대선에 도전한 롬니 전 주지사의 상원 출마 가능성은 트럼프 대통령이 환영하지 못할 소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롬니 전 주지사를 유력한 국무장관 후보로 검토하기도 했지만 끝내 자신에 적대적인 롬니 전 주지사를 믿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롬니 전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사기꾼(phony)'이라고 부르며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롬니 전 주지사는 대통령에 대한 쓴소리를 서슴치 않았다. 지난여름 샬러츠빌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롬니 전 주지사는 "양측이 다 책임이 있다"는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인종주의자들의 기쁨과 소수자의 눈물, 대다수 미국인의 애도를 불렀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해치 의원이 중간선거에 출마하도록 설득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독실한 모르몬교인 롬니 전 주지사는 유타주에서 쉽게 당선될 전망이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롬니 전 주지사가 유타에서 72.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점은 그의 인기를 증명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지지율이 높은 소위 '레드 스테이트'인 유타에서 인기가 없다.
익명을 요구한 공화당 전략가는 CNN에 "롬니는 아마도 출마하기만 하면 방탄(bulletproof)일 것"이라면서 "그는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말할 수 있을 것이고 보는 대로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롬니 전 주지사는 최근 공화당 기부자들을 만나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과 맞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먼저 싸움을 걸지는 않겠지만 그에게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는 이야기다.
롬니 전 주지사의 측근이기도 한 유타주의 전 주지사인 마이크 리빗은 폴리티코에 "밋은 세계에 기여할 부분이 많으며 상원이 그것을 할 수 있는 좋은 자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그가 출마한다면 그것이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안보 매체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전날 롬니 전 주지사가 유타 상원의원 선거에 나설 경우 2020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을 태세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