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 분야 유망 중소기업…기술사업화 성장
해양수산 기술사업화 지원사업…37개 기업 지원
매출 45억5000만원·국내외 특허 34건 등 성과 창출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인공지능(AI)‧드론 등 4차 산업혁명이 부상하면서 국내 기술사업화가 한국경제를 이끌 혁신 보고(寶庫)로 지목되고 있다. 융복합 혁신성장의 시대를 맞은 한국경제의 미래 먹거리 성장기반이 기술사업화에 달렸기 때문이다.
특히 해양수산 분야의 기술사업화는 유망 중소기업의 성장기반이 되고 있다. 정부가 2년 전 부터 바다를 통한 미래먹거리 발굴을 위해 추진한 해양수산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을 보면, 성장 사다리의 성과가 눈에 띈다.
2015년 처음 도입된 해양수산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은 해양수산 분야 우수 연구개발(R&D) 성과가 사업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중소‧중견기업의 사업화 기술개발, 신뢰성 테스트 등의 시장검증에 중점을 둬왔다.
올해까지 총 37개 해양수산 기업들이 해양수산부의 기술 사업지원을 받는 등 50억원 매출 돌파(매출액 47억5000만원)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외 특허 건수만 34건에 달하는 등 사업 시작과 함께 뿌린 씨앗이 벌써부터 열매를 맺고 있는 셈이다.
◆ 해양미세조류부터 광어까지…총 25억 매출 올린 中企
해양수산 기술사업화 지원사업 성과로는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과 전문 바이오화장품에 사용하는 생리활성 바이오소재 개발 업체인 바이오FD&C가 대표적이다.
바이오FD&C는 연세대학교 원주산학협력단과 함께 김 등 해조류에서 유래한 자외선 흡수물질인 MAAs(Mycosporine like Amino Acids)를 활용해 성과를 올렸다.
이들은 자외선 흡수, 상처재생, 항노화 기능을 가진 소재를 개발하는 등 화장품을 통한 제품화로 15억81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바이오FD&C가 론칭한 ‘쉬즈마린(She’s Marine) 마조케어라인’의 경우는 지난해 10월부터 신라아이파크 면세점에 입점한 바 있다. 또 제품 판로의 확대를 위해 중국 화장품 시장 진출 등 위생허가 확보를 추진 중이다.
동물용 백신을 개발하는 우진B&G의 성장세도 예사롭지 않다. 해당 업체는 광어로 알려진 넙치의 세균성 질병을 예방하는 사료 첨가제를 개발, 해양수산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에 문을 두드린 케이스다.
해양미세조류를 활용해 자외선 흡수‧항노화 소재 개발한 바이오FD&C의 화장품 브랜드 ‘쉬즈마린’ <출처=바이오FD&C> |
우진B&G는 국립수산과학원, 제주대학교와 함께 지난해 7월부터 1년여 간의 연구개발에 매달린 바 있다. 연구개발은 성공적이었다.
넙치의 세균성 질병 병원균에 항균활성이 있는 해양유래미생물 바실러스(Bacillus sp.)를 주성분으로 배합용 사료(제품명 아쿠아프로비온)가 개발됐다.
해당 업체는 아쿠아프로비온 제품과 원료를 바탕으로 8억71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업체는 해외진출을 위한 초석으로 외국에 제품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재 방글라데시에는 등록절차 완료와 함께 약 4억원 규모의 구매계약서를 작성한 상태다. 올해부터는 제품 공급을 시작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 실시간 해운물류 모니터링 시스템 상용화…6억 매출
컨테이너 화물 위치 추적 및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스위너스의 경우도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기술사업화 대표 업체다.
에스위너스는 기존 컨테이너 화물 모니터링 시스템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술사업화 과정을 거쳤다. 기존 시스템으로는 운송 중인 화물의 도난‧파손‧지연 등 상태에 대한 조회가 불가능해 사후 대응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에스위너스는 해양수산 기술사업화 지원을 통해 사물인터넷 기반 실시간 해운물류 화물봉인감지장치, 글로벌 컨테이너 운영상태 모니터링 시스템 등의 상용화 성과를 일궜다.
매출 규모는 5억9500만원. 아울러 기술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유럽 신뢰성 인증(CE)‧미국 신뢰성 인증(FCC), 국내 특허등록, 국외(미국‧베트남‧인도네시아) 특허출원 등 세계적으로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회로 즐기는 넙치(광어)의 질병 예방 사료 첨가제 개발한 우진B&G(상), 사물인터넷 기반 실시간 해운물류 화물봉인감지장치 등의 상용화한 에스위너스(하) <출처=해양수산부> |
◆ 해양수산 기술사업, 죽음의 계곡 넘긴 中企…“다양한 정책적 지원 절실”
그 동안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들이 발돋움하지 못하고 사라진 요인은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넘지 못해서다. 초기 창업 벤처기업의 기술개발 성공에도 후속 기술개발‧시장 검증 등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약소기업들로서는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사업화하는 단계까지 이르지 못하고 도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에 해수부의 기술사업화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들로서는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해수부도 내년부터 기존 기술사업화 지원에서 업그레이드된 특화 컨설팅 등 제도 개선을 마련했다. 기업이 비즈니스모델(BM) 기획‧마케팅‧지식재산권(IP) 등 특화 컨설팅을 필요로 할 경우 사업화 지원기관이 용역기관으로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제도다.
이 밖에 사업화 대상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민간으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을 경우 사업화 R&D 자금을 추가 지원받을 수 있는 투자연계형 R&D 사업도 도입키로 했다.
해양수산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의 수혜를 받은 한 기업의 대표는 “힘들게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은 했지만, 어떻게 매출을 올려야 할지 막막했다”며 “해양수산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을 통해 이제는 매출도 어느정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해당 기업 대표는 이어 “주변에 있는 많은 중소기업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하고 사라진다”면서 “앞으로 해양수산 기술사업화 지원사업과 같이 유망기업의 기술사업화를 지원해줄 수 있는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규하 기자 (jud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