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서 불안과 경쟁 심화로 수주액 증가 좀처럼 힘들어
지연된 대형 프로젝트 기대감은 유효..내년엔 해외실적 늘듯
[뉴스핌=이동훈 기자] 올해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국제 정세 불안으로 대형 프로젝트의 발주가 줄어든 데다 글로벌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해 해외시장에서 실적 개선을 이뤄내지 못했다.
25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290억달러(31조32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연간 수주액 282억달러(30조4500억원)를 소폭 웃도는 성적이다.
<자료=해외건설협회> |
중동 지역의 수주액 증가가 큰 힘을 보탰다. 작년에는 국제유가 불안으로 중동 발주가 줄어들자 국내 건설사의 주력 시장이 아시아로 넘어왔다. 올해는 다시 중동이 가장 큰 시장에 자리했다. 전체 수주액의 절반 정도가 중동에서 나왔다. 작년과 비교해도 36% 늘어난 수주액 146억달러(15조7600억원)를 달성했다.
나머지 지역은 모두 전년보다 수주액이 줄었다.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던 아시아는 127억달러에서 125억달러로 2% 감소했다. 중남미가 78%로 가장 많이 줄었고 태평양·북미 60%, 유럽 47% 각각 줄었다.
지난 2014년 이후 2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던 수주 규모가 올해는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해외 수주가 활발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아직 부족한 성적이란 평가가 많다. 2010년 716억달러(77조3200억원)로 역대 최대 수주액을 기록했다. 이후 600억달러 안팎을 오르내리다 2015년 461억달러로 하락했다. 2016년 282억달러까지 추락했다.
업체별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액 1위를 차지했다. 2015년 1위를 올랐다가 이듬해 삼성물산에 자리를 내줬으나 다시 정상 자리를 꿰찼다. 올해 수주액은 48억8600만달러(5조2700억원)로 전년 23억5700만달러(2조5400억원)보다 100% 넘게 늘었다. 이란 사우스파 가스전 생산시설(2단계 확장공사), 말레이시아 복합화력 발전소 프로젝트가 주요 사업장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이 2위에 올랐다. 연간 수주액은 36억5300만달러(3조9400억원)로 전년 13억4800만달러(1조4500억원)보다 171% 증가했다. 오만 두쿰 정유공장과 태국 석유화학공장, 바레인 정유플랜트가 주요 사업이다.
두산중공업이 31억8600만달러(3조4400억원)로 3위에 올랐다. 전년보단 수주액이 약 7% 줄었다. 이어 대림산업 26억5500만달러(2조8600억원), 대우건설 22억6600만달러(2조4400억원), 현대건설 21억9100만달러(2조3600억원), SK건설 21억1900만달러(2조2800억원)로 뒤를 이었다. SK건설은 작년 해외수주액이 3000억원을 밑돌았으나 올해는 수주액이 크게 늘었다.
내년에는 해외 수주액이 20% 넘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내년으로 대거 늦춰진 데다 국내 건설사가 해외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서다. 국내 주택경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내년에는 건설사들이 해외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투자 채상욱 연구원은 “중동을 중심으로 정세 불안이 퍼졌고 대형 프로젝트의 발주 지연도 많아 해외건설 수주액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며 “내년에는 지연 사업이 재개하면 올해보다 국내 기업의 수주액이 25% 정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돼 연간 수주액이 40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