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브리핑 예정..질병본부·전문가 "세균 감염성"에 무게
[뉴스핌=황유미 기자] 질병관리본부가 이대목동병원에서 잇달아 숨진 신생아 4명 가운데 3명의 사망원인으로 '세균 감염'이 의심된다고 밝힌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세균 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국과수는 18일 오후 7시 1차 부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양경무 서울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조사과장이 18일 오후 서울국립과학수사연구소 앞에서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 부검과 관련해 중간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18일 질병관리본부는 "사망한 신생아 의무 기록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사망 전 시행한 혈액배양 검사에서 세균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정확한 세균 균종은 20일 이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이 세균이 '그람 음성균'일 수 있다는 소견을 제시했다.
그람 음성균은 그람 염색법으로 염색했을 때 붉은색으로 염색되는 세균들을 뜻한다. 살모넬라균, 이질균, 티푸스균, 대장균, 콜레라균, 페스트균, 임균, 폐렴구균 등이 포함된다.
그람 음성균은 면역력이 떨어진 중증 질환자나 신생아에게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는 세균이다.
일각에서 바이러스 감염, 인큐베이터 오작동 등의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세균 감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숨진 아이들의 임상경과를 보면 어떤 과정을 겪었는지 모르지만 혈액으로 직접 균주가 들어갔을 가능성이 많다"며 "그런 경우 빠르게 전신 염증으로 진행을 하고 여러 장기가 한꺼번에 망가져 급격하게 사망할 수 있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엄 교수는 일각에서 1시간 30분이 채 되지 않아 4명의 아이가 사망한 점을 들어 세균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한 데 대해서도 "세균 감염의 경우에도 갑자기 죽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엄 교수는 "외국의 경우 (세균이) 여러 가지 사망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며 "사실 이번 신생아 건처럼 짧은 시간에 여럿이 한꺼번에 죽는 경우가 흔하지 않는 게 사실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공통의(하나의) 원인균에 의해 사망한 사건은 얼마든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균 감염 가능성도 확실히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유족 측이 숨진 신생아들의 배가 부풀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도 "바이러스성 감염이면 배가 부푸는 게 가능하지만 조금 다른 임상결과를 가져온다"며 "그리고 병원 환경에서 3명 이상이 동시에 감염될 수 있는 바이러스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 공기 중 세균전파 가능성을 낮게 점치며 '세균감염'이 원인이라면 수액이나 주사제, 공통적으로 사용한 기구나 장치가 오염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편, 숨진 신생아들의 부검을 진행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이날 오후 7시 서울 양천구 서울과학수사연구소에서 부검 결과를 브리핑할 예정이다.
국과수는 부검의들이 육안으로 확인한 환아들의 상태를 토대로 사망 원인에 대한 1차 추정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