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삼성ENG·삼성물산, '빅 배쓰' 공포 증권가 확산

기사입력 : 2017년12월15일 08:00

최종수정 : 2017년12월15일 09:56

'60대 퇴진 룰'..삼성ENG 적용, 물산도 적용가능성↑
"신임CEO, 부실 부담 털고 새출발 시도"..빅 배쓰↑

[편집자] 이 기사는 12월 14일 오후 2시27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김지완 기자] 삼성중공업에 이어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을 향한 '빅 배쓰(Big Bath)' 공포가 증권가에 확산되고 있다.

빅 배쓰는 새로운 CEO가 들어서기 전에 기존 및 장래 예상되는 거대한 영업 부실·적자 요인을 회계장부에 미리 반영해 털어냄으로써 새 경영진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경영 행위로 종종 활용돼 왔다.

발단은 최근 삼성중공업이 CEO를 60대에서 50대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빅 배쓰'를 실시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신임 사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내년 말까지 대규모 손실이 발생을 스스로 공시하며 이른바 '적자 커밍아웃'을 하며 시장에 파장을 주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 3분기까지 700억원 규모의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지난 6일 4분기 약 5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내년 영업실적도 연간 2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공시했다. 이 공시로 애널리스트들의 삼성중공업의 실적전망 분석자료는 휴지조각이 됐다. 공시 당일 삼성중공업 주가는 가격제한폭(28.9%)까지 추락했다.

계열사인 삼성증권조차 삼성중공업의 '빅 배쓰' 계획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는 점에서 시장 충격은 더 컸다. '빅 배쓰' 발생 불과 일주일전인 지난달 28일 삼성증권의 한영수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선호할만한 환경 조성중'이란 리포트로 '매수'를 권했다. 이후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다급히 삼성중공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과 더불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의 연구원은 지난 11일 리포트를 통해 "그동안 삼성중공업의 매수를 적극 권장한 담당 애널리스트로서 리스크를 조기에 포착하지 못한 책임에 통감한다"며 "삼성중공업은 이번 발표를 통해 투자자 신뢰를 크게 상실했으며, 투자자들 또한 당분간 신뢰할 수 없는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삼성중공업이 삼성그룹 '빅 배쓰' 종착지가 아닌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삼성중공업, 제일기획, 삼성경제연구소 등 최근 삼성그룹 인사에서 '60대 퇴진 룰'이 적용되며 50대 신임 CEO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지난 12일 63세인 박중흠 사장의 퇴진을 결정하고 57세인 최성안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또 삼성물산의 최치훈, 김신, 김봉영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이지만 모두 60세로 꾸준히 교체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CEO교체에 따른 '빅 배쓰' 트라우마에 셈법이 복잡해진 양상.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년도 아니고 2년치 '빅 배쓰'는 과거에도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잡을 수 있는 손실은 최대치로 반영한 모양새"라면서 "좁게는 신임 CEO가 기존 부실을 떠안고 경영책임 선상에 서지 않겠다는 의미고, 넓게는 기본만 해도 전임 CEO보다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포석"이라고 전했다. 이어 "계열사의 다른 신임 CEO들이 벤치마킹할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의 해외수주 프로젝트는 상당수 손실이 나고 있는 소위 말해 '문제성' 프로젝트"라면서 "해외 프로젝트는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손실이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손실들을 나눠 반영할 지 한꺼번에 인식할 지 전적으로 회사 선택이기 때문에 쉽게 예측할 수 없다"며 "나아가 삼성중공업처럼 빅 배쓰에만 그치지 않고 유상증자 등 유동성 이슈로 이어진다면 기존 예측이 완전히 빗나갈테고 난 옷 벗고 다른 일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답답해 했다.

'빅 배쓰-영업적자 전환-유상증자'는 사실상 한 묶음으로 봐도 무방해 공포는 더 커진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 유상증자의 근본 원인은 영업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단기차입금 상환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일반적으로 단기차입금은 큰 변화(영업적자)가 없으면 롤오버 된다"고 했다. 다시말해 삼성중공업은 빅 배쓰로 영업적자로 전환했고, 이에 단기차입금 상환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했다는 의미다.

올해 삼성ENG의 예상 영업이익은 700억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삼성중공업처럼 5400억원 규모의 대규모 '빅 배쓰'를 실시할 경우 올해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내년 도래하는 단기차입금(회사채/CP)은 1210억원이고, 11월말 기준 순차입금은 6500억원 수준이다.

실제 삼성엔지니어링은 부실 프로젝트의 공사손실충당금을 매분기 손실 반영하며 '빅 배쓰' 가능성을 높여왔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7월말 "삼성엔지니어링 2분기 실적에서 UAE CBDC와 이라크 바드라 프로젝트에서 추가 공사비가 반영됐다"며 "이미 여러차쳬 손실이 발생했던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놀랄만한 내용은 아니지만 매번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통해 선반영했다고 밝혀와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다시 한번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0월말에도 "3분기에도 UAR CBDC와 이라크 바드라 가스 플랜트 손실이 발생했다. 공사가 예상보다 지연돼 추가 공사비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 역시 구조조정 비용과 공사손실충당금 등으로 빅 배쓰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물산의 건설부문 정규직인력은 2015년 6653명에서 지난 9월30일 기준 5080명으로 줄었다. 매분기 줄어들고 있는 실정. 또 지난해 1분기 카타르 도로 프로젝트 미확정 공사설계변경(V/O), 사우디아라비아 빌딩 공사 공기지연에 따른 비용 등 프로젝트의 원가 상승 요인을 분기에 손실로 반영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