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누적 신고액 60.5% 급감…도착액도 반토막
전체 '200억달러 달성'에도 중국발 투자부진 심화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중국의 이른바 '사드보복' 조치가 끝났지만 중국발 외국인투자는 여전히 '한파'를 겪고 있다.
막혔던 수출길이 열리고 단체관광이 재개되며 활기를 띠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 미국·일본 투자 회복세인데 중국발 투자 급감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신고기준 중국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전년동기대비 60.5%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일본발 투자가 65.1%나 급증했고 미국도 11.0% 늘어나며 회복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EU발 투자는 같은 기간 0.6% 감소했지만 지난해 크게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분위기가 좋은 편이다.
중국발 투자는 신고액보다 도착액이 더 큰 문제다. 올 들어 3분기까지 신고기준 투자액은 6억1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3.4% 급감했다. 실제 도착기준은 겨우 1억3000만달러에 그쳐 전년대비 53.7%나 줄었다(그래프 참고).
문제는 2015년과 2016년 급증했던 신고액이 이후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년간 20억달러 안팎으로 신고액이 급증했지만 지난해 도착액이 4억3000만달러, 올해는 1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투자 신고와 실제 도착에 약 1년 안팎의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허수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중관계가 정상화되면서 이른바 사드보복 조치는 해제됐지만 중국발 투자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 中 투자제한 조치 여파…중화권 우회투자도 소폭 증가 그쳐
이처럼 중국발 투자가 회복되지 못하는 이유는 중국 당국의 '해외직접투자제한' 조치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사드보복 여파로 중국발 투자가 급감하고, 싱가포르나 홍콩, 대만 등 중화권으로의 우회투자 크게 늘었다. 하지만 중국당국이 지난 8월 해외투자제한 조치를 실시하면서 하반기 들어서는 이마저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3분기까지 중국을 제외한 중화권발 신고액은 30억4000만달러로 6.1% 늘었지만, 도착액은 18억4000만달러로 2.6% 줄었다.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 전체로는 신고액(36억4000만달러)이 19.5% 줄었고, 도착액(19억7000만달러)도 9.2% 감소했다.
특히 중국 외 중화권 국가의 서비스부문 투자는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고용효과가 큰 제조업은 전반적으로 부진해 체감효과는 더욱 냉랭한 상황이다. 이달 초 '외국인투자 200억달러 달성'을 선포했지만 중국발 투자부진으로 인한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이에 정부 당국도 비상이 걸렸다. 산업부는 이날 오전 중국계 기업 및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갖고 투자유치 확대를 위한 해법을 모색하고 나섰다. 이번 간담회에는 그린필드형 투자를 진행한 제조업체와 중국 내 협력사업을 진행하는 투자기업과 업종별 전문가들이 다수 참여했다.
김영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3년 연속 외국인투자 200억 달러 달성에 안주하지 않고, 투자 감소세가 확연한 지역에 대한 투자유치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며 "주요국 간 투자협력관계가 한 단계 도약이 가능토록 지속적으로 투자모델을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