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수출기업, 위안화로 자산-부채 운용
시중은행의 인식 전환 필요해...역외 원화환전은 네트워크 확보 기회
[뉴스핌=허정인 기자]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위안화 결제 비중을 높여 환리스크 위험을 줄이고, 시중은행은 중국내 원화 거래의 선순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
허우웨이둥 중국 교통은행 부행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원/위안 직거래시장 및 한국 위안화 청산은행 3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1일 개최된 ‘원/위안 직거래시장 및 한국 위안화 청산은행 3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 전문가들은 기업의 원/위안 거래 수요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원/위안 직거래 시장의 거래량은 일 평균 20억3000만달러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거래량의 95%이상이 시장조성에 참여하는 은행간 거래였다. 때문에 기업의 실수요를 높여야 원/위안 직거래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웅렬 교통은행 부장은 “대중 수출기업이 위안화로 자산-부채를 매칭해 운용하는 방법이 있다”며 “위안화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부채)는 달러채 대비 조달비용이 적기 때문에 코스트를 줄일 수 있고 한 통화(위안화)로 자산과 부채를 동시에 운용하기 때문에 환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모인 위안화를 원화로 환전할 때 원/위안 직거래 시장을 이용해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도 나왔다. 김원희 포스코 상무는 “환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중국내 법인끼리 위안화로 거래하고 있지만 중국기업이 달러를 요청하는 상황”이라며 “남는 위안화를 예금으로 운용하고 싶어도 달러 대비 매력이 적어 인민폐 잉여자금이 많다”고 토로했다. 한국 기업과 거래하는 중국기업도 결국 수출업체이기 때문에 자금운용면에선 달러 결제가 수월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강창훈 KEB하나은행 전무는 “자본거래, 채권 및 주식 등 거래 실수요도 있기 때문에 이 시장을 넓혀야 한다”며 “원/위안 시장은 플래폼이기 때문에 이 자체로 가치를 창출하긴 어렵다”고 제언했다.
은행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함대욱 우리은행 트레이딩부 팀장은 “해외에서 원화거래량이 늘면 결제를 원하는 중국기업은 한국을 잘 아는 한국계 은행을 찾을 것”이라며 “이는 당장의 환전매매차익보다 더 큰 시야에서 네트워크 경쟁력으로 직결된다”고 말했다.
즉 국내 트레이딩 매매익에 국한되지 말고 인식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렇게 되기 위해서 국내 본사가 중국지사와 원화로 거래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본사는 원화를 지급함으로써 환위험을 줄이고 지사는 원화를 위안화로 환전함으로써 원/위안 시장을 활성화시킨다는 분석에서다.
권민수 한국은행 외환시장팀장은 “최근 기재부와 한국은행이 인민은행 관계자들을 만나 시장 참가자 간 네트워크를 늘리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사드문제도 개선되고 있고 정책당국자간 소통도 늘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