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지대는 노인 돌보미와 배관공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4차 산업혁명이 골디락스를 연출하는 미국 고용시장에 한파를 일으킬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을 앞세운 자동화 시스템이 제조업계 생산 현장부터 월가의 트레이딩 룸까지 장악, 2030년이면 근로 가능한 연령의 미국인 3명 가운데 1명 꼴로 백수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공지능 로봇 의사 샤오이(曉醫) <사진=CCTV방송화면> |
29일(현지시각)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내고, 로봇의 일자리 점령은 미국에 국한된 상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2030년까지 전세계 8억명에 달하는 인구가 실직 상태로 내몰릴 것이라는 경고다. 맥킨지는 이와 함께 미국을 필두로 선진국 전역에 걸쳐 임금 편중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보고서에서 맥킨지는 주요 직종 가운데 로봇을 포함해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자동화 시스템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30%를 웃도는 직종이 6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AI를 축으로 이미 전개되기 시작한 4차 산업혁명이 고용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기존이 예상보다 광범위하고, 강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맥킨지는 육체 노동을 포함해 예측 가능한 여건의 업무가 자동화 시스템의 점령을 당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주장했다. 기계류의 작동과 패스트 푸드 조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와 달리 인력 관리와 사회적인 교류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직종일수록 급변하는 고용 시장에서 생존할 여지가 높다고 맥킨지는 판단했다.
영유아나 노인 돌보미와 정원사, 배관공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직종의 경우 적어도 앞으로 10년 사이 대대적인 로봇 도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자동화는 전산업에 걸친 일자리 위협과 함께 소득 수준의 불균형도 심화시킬 것이라고 맥킨지는 주장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로봇이 기존의 인력을 대체하는 사이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이 새로운 직장을 찾지 못하면서 소득 양분화와 함께 전반적인 임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뜨거운 기대는 경제 성장률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초래했다. 하지만 자동화를 근간으로 한 구조적인 변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일자리 보호에 각별히 힘써야 한다고 맥킨지는 강조했다.
특히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이 새로운 소득원을 찾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직업 재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보다 적극적인 취업 지원 프로그램과 실직자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기금 마련 등이 시급하다고 맥킨지는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