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개발 본격화 이전인 중후장대업종만 기대 이하
IT, 스마트폰, 자동차 등 먼저 진출한 기업은 수요 확대되며 큰 성과
[ 뉴스핌=한기진 기자 ] "인도에서 예상했던 영업성과를 내고 있고(53%) 중국에서 겪는 한국기업 에 대한 차별은 없다(93%). 오히려 세금과 규제완화 등 특혜를 받았다(33%).”
뉴스핌이 오는 29일 주최하는 제1회 인도포럼에 앞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두산 등 주요 대기업 2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11월13~17일)를 분석한 결과다. 인도에 진출한지 10여년이 넘는 한국 대기업들은 그 동안의 성과에 만족했다. 그렇지 않다(46%)라고 답한 기업도 시장의 문제라기 보는 아직 수요가 본격화할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21일 뉴스핌이 인도진출한 국내 기업 2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예상했던 수익이 나지 않는 이유는’라는 질문에 2곳은 “저가 제품의 시장으로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고 답했고 4곳은 “기대보다 시장 수요가 적어 공급자가 많아 치열한 경쟁 구도가 지속되고 있다”라고 응답했다.
성과가 기대에 충족한다고 답한 기업들은 주로 스마트 폰을 판매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그리고 자동차의 현대자동차와 교역확대의 혜택을 보는 LG상사, 현대상선,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등이었다.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중국에 이어 2위다. 고가 폰 시장을 삼성전자 LG전자가 시장을 장악했다. 자동차 또한 현대차는 시장 점유율 16%로 마루띠 스즈끼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인도 모디 정부가 25개 핵심 제조업을 육성하려는 정책을 펴면서 자동차 및 부품, 전기·전자제품 등이 급성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한국-인도 교역확대는 물론, 인도의 수출입물량 확대로 “올해 인도 매출이 15% 늘어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아시아나항공측도 “한국-인도 항공편 탑승객이 2015년 6만3911명에서 2016년 8만4057명으로 23% 증가했고 올해 1~10월까지 7만5000명으로 이용객이 지속 증가 추세다”고 했다.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답한 기업은 주로 철강, 중장비, 발전 등 중후장대(重厚長大)업종이었다. 대규모 외자 유치가 필요한 인프라 개발이 본격화된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 수요가 무르익지 않았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철도 네트워크 확장 계획이 지난 2015년에서야 나왔고 원자력 발전 2배, 신재생에너지 5배 늘리는 발전 계획도 2026년까지 목표로 잡는 등 갈 길이 멀다.
인도가 중국을 대신할 큰 시장으로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인 외국기업 차별을 물었더니, 단 1곳만 “있다”라고 답했을 뿐 19곳은 “없다”라고 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인도에서도 개발이 되고 있는 일부 사업에 대해서는 한국 기업에 관세 반덤핑 등의 무역 규제가 있지만 금융, IT 분야 등 개발이 미미한 사업에 대해선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국 기업에 대해 특혜가 있는 편”이라고 했다.
향후 인도에서 가장 유망한 업종을 물었더니 제조업이 많았다. ▲ 인프라 건설 ▲ IT ▲ 스마트폰 ▲ 자동차 ▲ 태양광, 풍력 등 에너지 등으로, IT는 풍부하고 유능한 인력이 많고 대규모 인프라 개발로 건설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설문조사 참여 기업 :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현대제철, 현대상선, 제일기획, 포스코, LG전자, LG상사,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효성, SK하이닉스, 한진해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GS, 한화케미칼 등 20개사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