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DF, 3분기까지 8233억 매출 올려..흑자 전환도
'세상에 없는 면세점' 차별성 부각..명품 승부수 통해
[뉴스핌=이에라 기자]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 사장이 이끄는 신세계의 신규 면세점이 오픈 1년여만에 연 매출 1조원대 사업부로 급성장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신규 면세점에 뛰어들면서 공언했던 '세상에 없던 면세점' 컨셉트와 차별화된 콘텐츠,신규 면세점 최초의 루이비통 등 명품 유치 등을 이끈 정 사장의 승부수가 발판이 됐다는 분석이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사진=신세계그룹> |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면세점 사업 부문인 신세계DF는 올 3분기 총 매출액 3326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으로는 8233억원의 총매출을 기록, 연 매출 1조원 달성이 유력시 되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97억원으로 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신세계가 지분 100%를 보유한 신세계DF는 지난해 5월 오픈한 명동점을 운영중이다. 신세계 인천공항점과 부산센텀시티점 면세점은 조선호텔 사업부가 맡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오픈 2년차에 연 매출 1조 클럽에 달성한 것을 두고 신세계그룹 내부에서는 물론 면세점 업계에서도 놀라워하는 분위기다.
신세계 명동점은 1월 일평균 매출이 24억원 수준에서 2월 38억원으로 성장하고 있었지만 3월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여행을 금지하면서 명동점의 일 매출도 30억 수준으로 뒷걸음쳤다.
하지만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에 중국인들의 발길이 끊겼지만, 인근에 위치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오히려 매출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반사 효과를 누리기 시작했다. 8월에는 일 매출이 평균 45억원으로 회복했다.
신세계는 시내 면세점 사업을 준비하면서 '세상에 없던 면세점'이라는 컨셉트를 내세워왔다. 이미 면세업계 2강 체제를 굳건히 한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사이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차별화' 밖에 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세계 명동점 루이비통 매장 <사진=뉴스핌> |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서 문화 콘텐츠를 결합하거나 소개할 수 있는 면세점 업계 '최초' 아이템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연초에는 업계 최초로 외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남이섬과 협약해 신세계면세점과 관광 코스 패키지 등을 만들고 중국인 뿐만 아니라 동남아와 무슬림 개별 관광객을 유치하는 전략을 썼다. 남이섬은 할랄 레스토랑과 기도실을 갖춰 중동 고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 장소 중 하나다.
중국인 관광객도 드라마 '가을동화' 촬영지로 유명한 데다 인근 닭갈비 골목까지 한번에 갈수 있다는 점에서 남이섬을 즐겨 찾는 편이다. 남이섬과 신세게면세점 패키지를 이용하는 외국인은 3월 첫 시행한 이후 9월까지 2배 가까이 늘었다.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중국의 국민 메신저 '위챗'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했다. 사용자만 9억명에 달하는 위챗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신세계면세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의지다.
시내 면세점 최초로 명품 유치를 이끌어내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8월 이후 루이비통과 까르띠에 디올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오픈했고,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샤넬 브랜드 오픈을 위한 협의도 막바지 작업에 진행 중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샤넬 측과 입점을 놓고 긍정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브랜드 유치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내년 강남 센트럴시티에 시내면세점 2호점을 오픈하며 면세 사업을 그룹 성장의 한 축으로 본격적으로 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내년 신세계DF의 총매출 추정치를 1조6830억원으로 제시했다. KB증권은 2018년 총 매출이 1조407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강남점 면세점이 오픈하고 신세계조선호텔이 보유한 사업장의 면세점이 신세계DF 사업으로 추가되면 규모의 경제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