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기업신용공여 확대 법안, 통과 불가 시 '절름발이' 사업 우려"
[뉴스핌=우수연 기자] "제1호 발행어음 인가란 점에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발행어음 선두주자로서 개인과 기업,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한국판 '골드만삭스' 모델을 시장에 안착시키겠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제1호 발행어음 인가 초대형IB'에 대해 이 같은 소감과 포부를 밝혔다.
13일 오후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자기자본 4조원 이상 5개 증권사(미래대우, 삼성, 한투, KB, NH)에 대한 초대형IB 지정 안건을 승인했다. 지난 1일 개최된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유일하게 안건에 오른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업무 인가안도 최종 승인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발행어음 업무인가 1호 취득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이로써 한투증권은 초대형IB의 핵심업무인 발행어음 인가를 가장 먼저 받은 증권사가 됐다. 약 열흘간의 금융투자협회의 약관심사를 거치면 11월말 이전에는 발행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유 사장은 진정한 의미의 초대형IB 1호 증권사로서 한투증권이 기업의 자금이 막힌 '돈맥경화' 현상을 뚫어주는 시장 윤활유 역할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은 적어도 50% 이상을 기업금융에 활용해야 한다. 다만 발행어음 초기엔 한꺼번에 50%를 맞추기 어려워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기업금융 비중을 늘려가겠다는 복안이다. 한투증권은 연말까지 최대 1조원 규모의 발행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 사장은 "가능한한 초기에 기업금융 투자비중을 50% 초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특히 혁신중소기업에 모험자본 공급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며 "수익제고를 위해 부동산 투자에 집중될 것이란 우려가 있으나 법이 정한 30% 이내 기준을 엄수할 것이며, 1개월과 3개월 100% 유동성 비율도 철저히 준수해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대형IB의 중소기업 신용공여 기능을 두고 벌인 은행업권과의 대립구도에 대해선 은행이 취급하는 중소기업 대출과 초대형IB가 상대하는 기업간에는 차이가 있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유 사장은 "증권사에 기업신용공여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마지노선상에 있는 기업들을 누가 보듬어줄 것인가"라며 "은행이 해당 기업들을 받아준다면 증권사를 찾아올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회사채를 보더라도 연기금과 기관은 AA 등급 이상, 개인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금리수준을 위해선 적어도 A-구간의 회사채를 맞춰줘야한다"며 "A나 A0 등급에는 일부 투자 공백이 생긴다. 이 등급의 기업들이 발행어음을 통해 자금조달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업권간 충돌이나 이해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틈새시장을 메우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회에 계류중인 기업 신용공여한도 개정안에 대해선 빠른 법개정을 기대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아울러 이번 발행어음 사업은 자금조달보다 운용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감도 피력했다.
유 사장은 "한투는 국내서 IPO(기업공개)를 가장 많이 한 증권사란 점에서 신생벤처기업이나 네트워크가 가장 좋다고 자부한다"며 "발행어음 업무는 수신의 싸움이 아닌 운용 경쟁이라고 본다. 시중에 유동성이 워낙 풍부해 수신은 금리에 따라 유동적이다. 얼마나 좋은 물건을 찾아 운용하느냐에 따라 수신의 폭이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신용공여 한도 확대 법안 관련) 법개정이 불가하다해서 사업 자체를 못하는건 아니지만 현재 한도 내에선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 대출 한계가 있어 '절름발이' 사업이 될 수 있단 우려가 있다"며 "이번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기를 학수고대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