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익 극대화'가 아니라 '이해 관계자의 행복 극대화''
행복 경영' 도입 이후 연평균 20% 성장
[뉴스핌=이민주 전문기자] "'매출이 인격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도 별 생각 없이 그렇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휴넷은 '매출이 인격이다'라는 말을 쓰지 않겠습니다. 고객의 행복한 성공을 지원하는 것이 매출보다 중요합니다.
매출 감소와 목표 미달에 대한 책임은 제가 집니다. 고객이 우리의 진정성과 가치를 느낄 때 매출은 자연스럽게 결과로 따라올거라 믿습니다."
평생 교육 기업 휴넷의 조영탁(사진) 대표는 얼마전 모든 임직원들에게 이같은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이 회사의 정관에 경영 목표로 삽입돼 있는 '행복 경영'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조영탁 휴넷 대표 |
행복 경영이란 기업의 존재 이유가 '이익 극대화'가 아니라 '이해 관계자의 행복 극대화'라고 정한 경영 방침이다. 최근 출간된 '행복 컴퍼니 휴넷 스토리'(행복한북클럽 펴냄)에는 조 대표가 이같은 경영 방침을 현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실천해왔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행복 컴퍼니 휴넷 스토리' |
조 대표가 '행복 경영'을 목표로 정한 때는 휴넷 설립 4년째인 2003년이었다. 창업 이래 해마다 연말에 지난 시기를 돌아볼 때마다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자괴감에 빠지면서 그는 휴넷을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경영 방법론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는 경영 대가의 책을 섭렵하고 초우량 기업을 분석한 끝에 '행복 경영'이라는 경영 모델을 창안했다. 기업이 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하면 단기 이익은 가능하지만 지속 성장에는 독이 된다고 본 것이다. 승자 독식, 약육 강식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현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실현 불가능하다는 지적에도 그는 이 원칙을 지켜오고 있다.
우선, 휴넷은 이해 관계자의 한 축인 임직원들에게 날짜와 사유를 불문하고 누구나 쉬고 싶을 때 쉬는 '무제한 자율휴가제', 5년 근무하면 1개월은 재충전할 수 있는 '유급 휴가제', 근무 시간을 스스로 선택하는 '근무시간 자율 선택제'를 시행하고 있다. 또, 해마다 순이익의 10%를 임직원에게 연봉 외 상여금으로 지급하고 있고, 직원 행복기금을 도입해 퇴직 직원의 노후를 지원하고 있다.
이해 관계자의 또 다른 축인 고객 행복을 위해 휴넷은 홈페이지 상단에 '휴넷 CEO에게 바란다' 코너를 설치하는 등 고객 불만을 적극 수용하고 개선하고 있다. 불만 고객 중 5%만이 회사에 실제로 불만을 이야기하고, 나머지 95%는 말없이 떠난다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다. 단기 이익보다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다.
행복 경영 도입 이후 휴넷은 연평균 20%씩 성장하면서 이같은 경영 목표가 실제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조 대표는 "직장 생활이 행복해야 직장인이 행복하고, 나아가 가정과 사회가 행복해진다"며 "함께 일하는 직원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챙기는 기업과 경영자가 많아진다면 가정, 사회, 국가의 행복이 따라올 것"이라고 말한다. 이같은 이유로 그는 행복 경영이 모든 기업에 적용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조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금호그룹에 근무하다 1999년 휴넷을 창업했다. 2003년 지인들에게 보내기 시작한 이메일 서비스 '조영탁의 행복한 경영 이야기'는 200여만명의 수신자를 갖고 있다. 휴넷은 고용노동부에 의해 2009년, 2013년, 2016년 '노사 문화 우수 기업'에 선정되는 등 일하기 좋은 회사로 인증받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민주 전문기자 (hankook6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