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칼럼 "내부 유보금 문제 심각하게 인식"
[뉴스핌= 이홍규 기자] 일본의 기업 지배 구조와 주주 환원 정책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향후 일본 증시 투자에 낙관적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제임스 매킨토시 수석 칼럼니스트가 분석했다.
그는 9일 자 칼럼을 통해 2012년 아베 신조가 총리로 선출된 이후 정부가 물가를 끌어올리고, 기업이 보유 현금을 소진토록 하며, 기업에 이사회 개혁을 요구했지만, 중앙은행의 대규모 자산 매입을 필두로 한 인플레이션 정책은 확실히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의 보유 현금 지출 유도책도 성공을 거둔 건 아니다로 꼬집었다. 지난 2012년부터 작년까지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약 3배 늘어나 경영진이 주주 환원에 힘쓰는 것처럼 보였지만 올해 자사주 매입은 25% 이상 줄었다. 또 500대 기업의 보유 현금은 2012년 이후 40%나 늘어나 사상 최대인 106조엔까지 불었다.
매킨토시 수석 칼럼니스트는 그러나 앞으로 기업의 내부 유보금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총선에서 일본 야권이 기업의 지출을 위한 내부 유보 현금 과세를 제안한 만큼 일본 정계에서 이를 심각하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총리를 노리는 아베도 기업의 내부 유보금을 줄이는 법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기업의 지배 구조는 확실히 개선되고 있다. 현재 사내에 독립 이사를 2명 이상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2년 전만해도 그 비율이 50% 이상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80%를 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지침'이 도입된 가운데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주주 친화적 요건에 맞는 기업만 추종하는 새로운 주가지수(JPX-닛케이400)도 등장했다.
새 주가지수 도입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토론토대학교와 하버드경영대학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초 기준에 미달했던 대기업들이 지수에 편입됐다는 '평판(prestige)'을 얻기 위해 ROE를 크게 끌어 올렸다. 이 같이 지수에 편입되기 위한 움직임은 일본 기업 순익(profit) 증가분의 16%를 차지했다고 논문은 분석했다.
매킨토시는 이 같이 기업 경영 환경이 개선되고 이익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지난 1년 전부터 시작된 일본 주식 투자 열기에 대해 '찬성'한다고 말했다. 또 일본 증시의 주가수익배율(PER, 12개월 예상)은 14.8배로 미국과 유럽보다 저렴해 주가가 추가로 오를 여지가 있다고 봤다.
또 많은 비정규직 근로자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물가도 오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경기가 개선되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물가 상승은 주가에 긍정적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일본 증시에 우려되는 것 중에 하나는 세계 경기의 후퇴라고 그는 지적했다. 다국적 기업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증시는 국내의 정책보다 세계 경제의 부침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225평균주가지수 추이 <자료=매크로트렌드넷> |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