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생활비 부담에 종신보험 활용성 넓어져
[뉴스핌=김은빈 기자]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전되면서 종신보험 상품도 변화하고 있다. 질병과 사망만 보장하는 것에서 은퇴 후 생활까지 보장하는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는 것.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미리 생활자금으로 지급할 수 있는 종신보험들이 등장하고 있다.
ING생명이 지난해 1월 ‘생활비 챙겨주는 변액유니버셜종신보험’을 선보인 이후 같은 해 4월에 교보생명과 삼성생명, 10월에 신한생명이 같은 성격의 상품을 내놨다. 한화생명 역시 올 4월부터 생활비를 보장하는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메트라이프생명, 푸르덴셜생명, 흥국생명 등도 비슷한 성격의 종신보험을 판매 중이다.
이들 종신보험은 가입금액의 최대 90%까지 생활비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즉 사망보험금이 1억원인 종신보험 가입자가 은퇴 후 20년간 생활비를 받기로 했다면, 매년 사망보장을 4.5%(가입금액기준 450만원) 줄이면서 해지환급금을 생활비로 받게 된다. 20년이 지난 후엔 사망보장금 1000만원이 남게 된다.
보험업 관계자들은 이 같은 상품들의 출시를 ‘고령화’로 설명한다. 고령화로 기대수명이 증가하면서 상품의 트렌드가 바뀌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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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보험업 관계자는 “경제활동기간에는 사망보장의 의미가 있지만 은퇴연령이 되면 자녀들도 성장해있어서 의미가 줄어든다”며 “ 때문에 경제활동기에는 사망을 보장하고, 은퇴 이후에는 생활비를 보장하는 상품들이 고객에게 좀 더 어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종신보험이 사망과 질병을 보장하던 것에서 활용성이 더 넓어져야 할 필요가 생겼다는 뜻이다.
여기에 헬스케어 서비스를 더해 고령화 트렌드를 한층 더 반영하기도 한다. 메트라이프 생명의 ‘오늘의 종신보험 PLUS'의 경우, 일정 기준을 만족시킨 고객에게는 ‘헬스케어투데이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문의료진의 건강상담이나, 건강검진 예약대행은 물론 간호사 병원 동행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교보생명의 ‘하이브리드 변액 종신보험’ 역시 일정 기준을 만족시킨 고객에겐 건강상담 및 의료진 안내 등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종신보험 상품들에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고 말한다. 부채를 시가평가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보장성 보험의 판매를 늘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 관계자는 “보험회사 입장에선 보장성 상품도 늘려야 하고 변액도 늘려야 한다”며 “생활비를 지급하는 종신보험의 경우에는 이 두가지 니즈를 충족시키기 때문에 회사들 역시 적극적으로 관련 상품을 출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