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억제로 청약 경쟁률 ↓..."무주택자 집 살거면 올해 분양 활용"
"집 팔거면 올 하반기에, 갈아탈거면 내년 상반기까지"
[뉴스핌=오찬미 기자] 정부가 지난 8월 투기수요를 막는 8.2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24일 대출을 조이는 가계부채 대책을 잇따라 발표하자 시장에서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집을 사야할지, 팔아야 할지, 산다면 어떤 방법으로 살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실수요 무주택자가 집을 구매할 계획이라면 청약시장에서 투기수요가 빠진만큼 분양을 적극 활용하라고 권고했다. 또 추가로 주택을 매입을 하거나 다른 주택으로 '갈아타기'를 계획 중인 사람은 내년 상반기 안에 움직이고 주택을 처분할 계획이 있다면 올 하반기에 결단을 내리라고 조언했다.
26일 주택 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청약통장을 꼬박꼬박 관리해 온 무주택자의 경우 내 집 마련을 할 때 청약을 하는 방안이 권장됐다.
◆ 집마련 꿈꾸는 무주택자, 올해 인기지역 분양 노려라
무주택자는 자금 확보 계획을 잘 세운다면 주택 분양으로 내집을 마련할 적기라는 조언이 나왔다.
1차 계약금을 납부한 후 입주 전까지 최대한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줄여 내집마련을 하라는 것이다. 정부의 메시지가 '투기는 중단하고 자금여력이 있는 실수요자만 집을 사라'에 맞춰졌기 때문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무주택자들에게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가계부채 대책이 기회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투자 수요가 억제되면 과거보다 청약 당첨 확률이 올라가니 무주택자일수록 가격 방어력이 약한 기존 주택을 사기보다는 청약으로 신규 주택을 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도 “서울이나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공공택지지구에 진입하려는 수요가 많다”며 “내집 마련 실수요자들은 올해 안에 입지 좋은 곳에서 공급되는 분양 단지를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은 "여유 자금이 있는 소비자는 사업성이 좋은 곳 즉 입지가 뛰어난 사업지에 청약을 넣어라"고 조언했다.
건설사들도 중도금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걸 감안해 연내 계획했던 분양 일정을 최대한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진 팀장은 “건설사들은 중도금대출 규제가 적용되기 전 11~12월 밀어내기 공급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상대적으로 내년부터는 아파트 분양 물량은 줄어들 게 되니 청약수요층은 중도금 대출 보증이 축소되기 전인 연내 나오는 분양 물량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 젊은층·저소득층, 내집마련 신중 접근해야
반면 절음층, 저소득층을 비롯한 무주택자들이 과도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자문위원은 "전반적으로 대출의 문턱이 높아지는 만큼 부동산 구입시 자기자본금 비중을 이전보다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신규 분양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한도 및 보증비율이 낮아지는 만큼 당첨보다 자금계획의 중요성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출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으니 가급적 과도한 대출보다 적정 대출을 통한 실속, 알뜰 구매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은진 팀장도 "주택담보대출이 5%를 넘겼고 연말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집을 사기 위해 과도한 대출을 받는 건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서울 중량구에 위치한 묵동 아이파크 아파트 /이형석 기자 leehs@ |
◆ 내년 상반기까지 '갈아타기' 매물 나올 것...팔려면 올해 안에
자금 여력이 부족한 1주택자에게는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기 보다는 투자가치가 높은 지역 및 주택으로 '갈아타기'가 권장됐다. 내년 1월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면서 자기자본금이 약한 다주택자 일부는 물건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은진 팀장은 "입주물량이나 개발호재, 세금 때문에 다주택자들의 처분매물이 나오는 가능성을 비롯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많은 변수들을 고려해야 한다"며 "지역에 따라 가격이 이미 조정되고 있는 지역들, 물량이 늘고 있는 지역들은 길게 보고 매수에 나서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의 인기지역은 오히려 기다린다고 해서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니 지금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다주택자들이 내놓는 매물을 노려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다만 다주택자들도 우량매물 보다는 외곽이나 인기가 떨어지는 매물부터 처분할 가능성이 높은만큼 자금 여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 무리하게 주택을 추가 매수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주택자가 주택을 처분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 올해 안에 움직이라는 조언도 나왔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은 "주택을 팔 사람은 내년에는 신DTI가 적용돼 거래가 묶일 수 있으니 올해 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있을 때 파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오찬미 기자 (ohnew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