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공공데이터라는 명목으로 지난 3년 동안 민간보험사에 진료 내역이 담긴 자료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 <사진=정춘숙 의원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며 심평원은 2014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KB생명보험 등 8개 민간보험사와 2개 민간보험연구기관이 당사 위험률 개발과 보험상품연구 및 개발 등을 위해 요청한 표본 데이터셋을 1건당 30만원의 수수료를 받고 총 52건이나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보험사 등이 받은 표본 데이터셋은 모집단 특성을 대표할 수 있는 표본을 추출한 자료다. 표본 데이터셋은 전체(140만명)·입원(110만명)·고령(100만명)·소아청소년(110만명) 환자로 구분된다. 표본 데이터셋에는 성별과 연령뿐 아니라 진료내역, 원외처방 내역 등이 담긴다.

심평원은 이런 표본데이터셋을 제공할 때 학술연구용 이외 영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서약서를 받는다. 하지만 민간 보험사가 '당사 위험률 개발'과 같은 영리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신청해도 수수료를 받고 심평원이 해당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달리 심평원과 유사한 국민건강에 관한 자료를 보유한 건강보험공단은 국민건강정보자료 제공 운용 규정에 의거해 관련 자료를 민간 기관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

정춘숙 의원은 "심평원 빅데이터가 아무리 비식별화한 자료라도 민간 보험사에 제공되면 보험사 보험상품개발과 민간보험 가입차별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심평원이 공익목적이 아닌 민간보험사의 보험상품개발 등을 위해 자료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자료=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