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동향 언론에 이례적 설명…"QLED 위기감"
[뉴스핌=최유리 기자] 경쟁사 TV를 저격하는 내용의 영상으로 '비방마케팅' 논란에 휩싸인 삼성전자가 직접 오해 풀기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움직이라며 그 만큼 TV 사업 부진에 대한 위기의식이 크다는 지적이다.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오는 20일 '글로벌 TV 시장 트렌드'를 주제로 미디어 브리핑을 연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VD 사업부의 제품 마케팅 담당 상무가 시장 동향을 발표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 동향과 그 안에서 삼성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캐주얼하게 설명할 것"라며 "최근 TV 시장에 대한 오해가 있어 이를 푸는 자리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신제품 출시나 국제 전시회 참여를 제외하고 미디어 대상 설명회를 여는 것은 이례적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3월 QLED 출시 당시 간담회를 가진 게 마지막이었다.
이례적인 자리를 마련한 것은 최근 경쟁사 제품인 'OLED'의 잔상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의 동영상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쟁사 언급을 극도로 자제하는 관행과 달리 타사 제품을 직접 공격하면서 TV 사업이 부진한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TV 시장 동향에 대해 따로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최근 동영상 이슈에 이어 그만큼 현재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고민이 크다는 방증"이라고 풀이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프리미엄 TV 라인업인 QLED TV가 초반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면서 판매 부진에 빠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삼성전자 VD 사업부 매출은 5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0.6% 감소했다.
반면 LG전자는 OLED TV를 앞세워 선전하고 있다. 올 3분기 TV 사업을 맡고 있는 HE(홈엔터테인먼트)의 매출은 약 4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1415억원)보다 11.1%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에는 국내에서 월 판매량 1만대를 처음으로 넘어서며 판매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2배에 이르는 성장으로 LG전자 국내 TV 매출의 30%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초반부터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하면서 지난해보다 TV 판매 성적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10% 가량 줄었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부진을 떨치기 위한 움직임은 판매 가격에서도 엿보인다.
가격 비교 사이트 에누리닷컴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QLED TV는 모델별로 출시 가격 대비 많게는 54% 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상거래업체인 아마존과 베스트바이에선 최대 33% 싼 값에 팔리고 있다.
연말 TV 성수기를 앞두고 업체별로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LG전자 OLED TV 판매가가 출시가 대비 20~30% 낮은 것과 비교하면 할인폭이 더 크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량이 조금 빠졌을 수는 있지만 매출은 유지 내지는 증가하고 있다"면서 "TV 시장 1위로 격차가 크기 때문에 수량 자체가 중요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