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북한관리 리종호 "서방 제재 못 견뎌"
"미국 지원 바라는 북한, 한국을 두려워해"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의 제재로 인해 북한의 경제가 지극히 취약한 상태이며, 기존의 제재가 지속될 경우 1년을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 EU가 속속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이행에 나선 가운데 북한의 경제 실태를 짐작케 하는 발언이다.
북한의 ICBM급 화성-14호 미사일 <사진=조선중앙통신> |
17일(현지시각) 미국 투자매체 CNBC에 따르면 북한에서 경제 관리를 지낸 뒤 미국으로 망명한 리종호 씨는 뉴욕에서 열린 아시아 소사이어티에서 북한이 서방의 경제 제재를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김인룡 북한 유엔 대사가 핵전쟁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
리종호 씨는 “기존의 경제 제재 하에 북한 경제가 1년을 버틸 수 있을 것인지 장담할 수 없다”며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북한에는 식량이 충분하지 않다”며 “경제 제재가 교역을 완전히 봉쇄했고, 북한 당국은 수 만명의 노동자들을 해외로 몰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은 전력 공급 없이 생활하고 있고, 수도인 평양에서만 하루 3~4시간 가량의 전력 공급이 이뤄지는 실정이라고 그는 밝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이어 구두로 선전포고를 한 셈이지만 이는 의미 없는 설전이라고 리종호 씨는 주장했다.
그는 “김정은은 미국의 원조가 한국을 번영하게 한 것처럼 미국의 지원이 자신의 입지를 더욱 강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며 “북한은 한국을 매우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북한의 연이은 군사 도발로 한층 고조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은 대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리종호 씨는 문제가 그리 간단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측 모두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과 협상을 위해서는 김정은의 머릿속에 무엇이 들었고, 그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어떤 카드를 제시해야 할 것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