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정글같은 직장생활에 상처 받은 당신, 이 영화로 힐링할지어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아침이 원망스러운 우리 모두의 이야기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가 19일 객석을 찾는다. 현대인의 우울한 자화상을 담은 이 영화는 지옥 같은 직장이건만 차마 그만둘 수 없는 당신과 나, 우리의 이야기여서 공감된다.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는 70만 부가 팔려나간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다. 영화는 시작과 동시에 도쿄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아오야마(쿠도 아스카)의 팍팍한 일상을 조명한다. 오직 실적으로 이야기하는 영업의 세계에서 아오야마는 갈 길이 멀다. 회사의 에이스 이가라시(쿠로키 하루)를 동경하며 힘을 내려 해도 악마 같은 부장(요시다 코타로)의 불호령에 매번 주눅이 든다.
아오야마의 생활은 무미건조함을 넘어 비극적이다. 직장이 지옥이니 집은 그저 쓰러져 자는 공간일뿐, 생기라곤 찾아볼 수 없다. 부모가 직접 키워 보내준 채소며 과일은 집안 가득한 허무, 적막과 함께 푹푹 썩어간다.
상사의 터질 듯한 압박에 아오야마는 결국 지하철 플랫폼에서 정신을 잃는다. 급히 달려온 야마모토(후쿠시 소우타) 덕에 목숨을 건지는데, 이후 인생이 조금씩 변화를 맞는다. 동창생 좋은 게 뭐냐며 살갑게 구는 야마모토 덕에 자신감을 회복하고, 마침내 실적을 올릴 기회도 잡는다. 과연 아오야마는 무기력한 일상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는 멀쩡한 사람도 사지로 내모는 직장생활의 병통과 폐단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월화수목금요일의 압박, 빛의 속도로 지나가는 주말, 실적을 외치는 직장상사의 폭력 등이 현실적으로 그려진다. 시나리오가 곧 우리의 이야기이므로, 주인공의 절망에 함께 절로 한숨 짓게 된다. 아오야마가 극단적 선택까지 고민하게 되는 상황에선 가슴 한쪽이 찡하게 아파온다.
영화는 병든 직장인들에게 억눌린 자아를 해방하고 주변과 이야기 나누라고 내내 강조한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견디지 못할 곳이라면, 과감하게 관둬도 나쁘지 않다고 따뜻하게 조언한다. 모든 걸 포기하려는 친구에게 야마모토가 건네는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슴 깊이 와닿는다.
작품 속 이야기는 결국 배우들이 완성했다. 표정부터 무기력한 쿠도 아스카나, 친구를 위해 늘 웃어주는 후쿠시 소우타의 연기엔 충분히 공감하고 힐링하게 된다. 조연 요시다 코타로와 쿠로키 하루의 반전 연기가 눈에 들어온다. 각각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 ‘중쇄를 찍자’에서 보여준 것과 정반대 색깔을 뿜어낸 두 배우의 열연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주)이수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