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여론조작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을 국고손실 및 위증혐의로 7일 기소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 포탈 등에서 여론조작을 주도한 사이버 외곽팀에 대한 수사가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전담 수사팀은 민 전 단장을 이날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소는 검찰의 국정원 댓글 수사 후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민 전 단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과 공모해 2010년 12월14일부터 2012년 12월31일까지 외곽팀의 불법 정치관여 등에 대한 활동비 명목으로 외곽팀장 등에게 수백 회에 걸쳐 국정원 예산 52억5600만원을 지급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수사를 통해 확인된 외곽팀 활동비는 2010년 1월13일부터 2012년 12월31일까지 지급됐다”면서 “민 전 단장은 이 중 2010년 12월14일부터 지급된 자금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사이버 외곽팀' 운영 책임자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검찰은 추석 연휴가 지나고, 사이버 외곽팀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전망이다. 수사팀은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의 자회사 ‘양지공사’ 자금 일부가 사이버 외곽팀 운영에 쓰인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버 외곽팀 지원에 연루된 양지회 회원수는 약 150명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사이버 외곽팀에 대한 이들의 지원 여부 및 지원 방법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국정원의 사이버 외곽팀 운영에 군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보고,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을 출국금지시키는 등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원 전 원장은 지난 8월 공직선거법 및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징역4년에 자격정지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민 전 단장은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손실) 및 위증 등 혐의로 지난달 19일 구속됐다. 두 사람의 공모가 드러난 만큼, 원 전 원장도 곧 기소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활동비 지급 등을 공모한) 원 전 원장 등은 국고손실 혐의 외에 민 전 단장 재직기간 외의 범행, 다른 공범과의 관계 및 국정원 추가 수사의뢰 사항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향후 이 부분들을 포함해 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원 전 원장은 ▲국정원의 문화·예술인 지원 배제 명단인 ‘MB블랙리스트’ 작성·관리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여론조작 공격 ▲방송사 간부·PD 인사 개입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법정에 출석하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이형석 기자 leehs@ |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