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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헤드윅', 가발을 벗고 비로소 터져나온 유연석의 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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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양진영 기자] 뮤지컬 '헤드윅'이 새로운 캐스트 유연석을 만나 또 한번 탄탄한 매니아층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충격적이고 강렬한 스토리와 매 시즌 배우들의 열연으로 사랑받아온 뮤지컬 '헤드윅. 오는 11월 5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 공연 중이다.

뉴 캐스트 유연석은 포스터 공개 당시부터 '가장 아름다운 헤드윅'이라는 찬사와 함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배우. 한 편의 모노드라마와 다름없는 '헤드윅'을 주도하고 장악하는 그에게서 브라운관 속 부드러운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온전히 헤드윅이 되기 위한 노력이 매 순간 묻어났다.

◆ 극 초반 무리수를 넘어, 갈수록 증명되는 유연석의 진가

유연석의 헤드윅은 단연 아름다웠다.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과도한 특유의 헤어와 메이크업을 뚫고 나오는 잘생김은 여전했고, 남자다우면서도 쭉 뻗은 몸매는 헤드윅의 난해한 의상조차 소화해냈다. 다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었던 것일까. 과도하게 '여자인 척' 하려는 제스쳐와 말투는 대사 전달력을 해쳤다. 헤드윅이 '여자인 척'을 하는 트랜스젠더인가, 잠시 의문이 들기도 했다.

유연석의 진가는 다행히 극이 진행될 수록 발휘됐다. 초반의 과장된 몸짓과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의 헤드윅에게 거부감을 떨치기 어려웠지만, 유연석이 연기하는 '헤드윅'이어서 가능한 애드립은 모두를 웃게 했다. 유연석이 이미 대중성을 갖춘 배우라서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의 '헤드윅'이 기존 작품 팬들을 모두 만족시키지는 못하더라도, 유연석과 헤드윅 사이에 '윈윈' 효과는 이미 진행 중이었다.

특히 헤드윅이 남자도 여자도 아닌 몸으로 버림받고 갈등하는 과정을 거치며 유연석은 점점 더 집중력있게 그 감정을 표현해냈다. 동베를린을 떠나며 성전환 수술에 실패한 탓에 이도 저도 아닌 몸이 된 헤드윅. 미국에서 루터에게 버림받고, 또 하나의 반쪽 토미조차 떠나버린 뒤 헤드윅은 결국 자신의 우스꽝스러운 실체에 절망하고 모든 것을 벗어던진다. 극한으로 치닫는 감정 속에서 유연석은 온전히 헤드윅이 돼 객석을 알 수 없는 울컥함으로 물들게 했다. 

◆ 매니아만을 위한, 배우팬들을 위한 뮤지컬로만 남을까

'헤드윅'은 오만석부터 조승우, 엄기준, 조정석 등 수많은 스타들이 거쳐간 명작이다. 이 뮤지컬을 거쳐간 거의 모든 배우들은 '헤드윅'으로 명연기를 보여줬고,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세상에 존재하지만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트렌스젠더의 이야기. 자극적 소재의 힘도 있었지만, 뮤지컬 '헤드윅'역시 역시 매 시즌 배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배우들 덕에 더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막상 '헤드윅'을 만났을 때 느껴지는 감동이나 감정, 에너지는 사실상 배우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배우 혼자 거의 모든 부분을 채우는 1인극이나 마찬가지인 데다, 헤드윅이란 인물의 사연은 극적이지만 그가 괴팍하고 우스꽝스럽게 행동하는 이유에 관객은 깊이 공감하기 어렵다. 트랜스젠더라는 존재 자체가 그를 모두에게 버림받게 했다는 사실, 하나만이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할 뿐이다. 

결국 토미의 진심어린 고백을 듣고 모든 집착과 비뚤어진 감정들을 내려놓는 헤드윅. 자신을 인정하는 목소리 하나를 간절히 원해왔을 그를 그제야 이해한다. 안타깝게도 뮤지컬 '헤드윅'의 구성이나 대본만으로 거기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개연성있게 표현되기 어렵다. 이는 이 극의 흥망성쇄가 배우의 역량에 고스란히 달렸단 의미가 된다. 어쩌면 지금까지의 흥행 비결은 단지 '남들과는 다른' 무언가, 헤드윅이라는 소재 자체가 아니었을까. 빈틈 없는 구성, 탄탄한 스토리보다는 그간 배우의 표현에 의존해왔다는 점이 '헤드윅'의 유일한 아쉬움이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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