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공모펀드 세제혜택 개선 필요성...슈퍼주총데이 한계 지적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관련 미공개정보 이용 ‘오해’ 막아야 주장"
[뉴스핌=김승현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0개 자산운용사 사장들과 만나 취임 후 첫 상견례를 가졌다. 최 위원장은 업계 건의사항을 경청하며 적극 반영을 약속했다. 특히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 방안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관련 업계 애로사항에 대해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최종구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10개 자산운용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책임과 신뢰 확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10개 자산운용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금융위> |
우선 최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공모펀드 수익률이 부진한 상황에서 회사별, 매니저별 펀드운용능력 정보를 제대로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규 운용사의 추가 진입 완화와 동시에 부실 운용사에 대해 즉각 퇴출 방침도 전했다. 이밖에 투자자 이익 증진을 위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적극 나설 것을 당부했다.
이어진 간담회에선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해외 공모펀드 세제 혜택 개선 필요성이 거론됐다. 현행법상 해외 투자시 주식을 직접 사는 것보다 공모 펀드를 활용할 경우 세금 부담이 더 높아져 투자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게 업계 공통된 지적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사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해외 주식을 직접 사고팔면 양도 차익에 대해서만 과세하는데 해외공모펀드는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도 포함된다"며 "해외 펀드가 세제 혜택을 못 받는다는 현실에 대해 고려해 달라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해왔다.
정부는 한시적으로나마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를 도입해 세제 혜택을 부여했다. 해외 상장주식의 매매, 평가손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해외공모펀드로 자금이 몰렸지만 이 제도는 올해 말을 끝으로 더 이상 혜택 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됐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10개 자산운용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금융위> |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관련한 운용사들의 애로사항도 나왔다. 제도 도입이 생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최 위원장의 언급에 대해 운용사 사장들은 미공개정보와 관련된 이슈를 꺼냈다. 운용사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제도 취지에 따르다 보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운용사가 수익을 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어 이를 제도적으로 보완해 달라는 취지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운용사 사장은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다 보면 시장에서 모르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데 대형운용사는 운용역과 준법감시인과 논의해 미공개정보 이용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중소형사는 내부 운용역이 준법감시인을 겸직하는 경우가 있어 자칫 미공개정보 이용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특히 1분기 실적 시즌과 주주총회 시즌이 맞물려 있는데 이 때는 매매도 많고 주가 변동성이 커 오해 받을 소지가 크다는 건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른바 ‘슈퍼 주총데이’라고 불릴 정도로 특정 날짜에 주요 기업의 주총이 몰려있는 경우가 많아 중소형 운용사들은 모든 주총에 일일이 대응하기 어렵고 단기간에 안건을 분석하기도 쉽지 않다고 애로사항을 내놓기도 했다.
이밖에도 금융시장에 대기 중인 유동성 자금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이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지 않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복수의 참석자들은 이날 간담회가 첫 상견례인 만큼 분위기가 대체로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특히 최종구 위원장이 업계 건의사항을 경청하며 가능한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전언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종구 위원장을 비롯해 박정훈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민병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와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조재민 KB자산운용,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김태우 KTB자산운용, 차문현 하나자산운용,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전길수 슈로더투자신탁운용,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