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상무부장 초청 위해 직전까지 교섭했으나 끝내 실패
[뉴스핌 이고은 기자] 한국과 중국의 통상장관 만남이 끝내 무산됐다. 12년만에 서울에서 개최된 아셈(ASEM) 경제장관회의에 중국 상무부 부장(통상장관)은 불참했다.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보복이 노골화되고 있으나 주무부처인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중국 측과 관련 문제 논의는커녕 면담조차 갖지 못했다.
◆ 한중 통상장관 면담 무산…"전당대회 준비로 바쁘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제7차 아셈 장관회의에 중산(鐘山) 중국 상무부 부장을 초청하기 위해 막판까지 교섭했으나 결국 차관급인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대신 참석했다.
장관급 양자면담이 무산되면서 중국의 사드보복에 관한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백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장관급 회의에서 만나 얘기해야 하는데 (차관급인) 상무부부장이 참석해 (면담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산업부 측은 아셈 장관회의를 개최하기 일주일 전까지 양국 통상장관 만남을 위해 교섭했으나 중국 측의 거부로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운규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은 지난 11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중국 상무부 부장을 초청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국에서 내달 18일 제19차 전당대회가 있다"면서 "중국 상무부 부장이 전당대회 준비로 일정이 빠듯해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7차 아셈 경제장관회의 개회식에서 축사를 하고있다. <사진=뉴스핌> |
◆ 노골화되는 中 사드보복에도…새정부, 정부차원 논의 아직 못가져
최근 중국의 사드보복은 점점 수위를 높이며 노골화되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해빙되는 듯 했던 양국 관계는 최근 북한의 도발로 사드 배치가 가속화되면서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날 구미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중국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의 32%는 사드보복 초기인 지난 3월보다 최근 경영이 더 악화됐다고 답했다. 이중 60%는 당시와 달라진게 없다고 답했고, 고작 7%만이 나아졌다고 답했다.
대기업도 사드보복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롯데마트는 사드 보복 6개월만에 중국 사업 철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는 올들어 8월까지 중국 판매량이 전년대비 45% 급감했다.
그러나 새정부 출범 이후 한국과 중국의 경제수장이 만나 사드보복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가진 적은 아직까지 한번도 없다.
지난 6월 16일 열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제주총회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샤오지에 중국 재정부장(재무장관)이 양자면담을 가졌으나 사드보복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당시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샤오지에 중국 재무장관이 한국 정책에 대해 관심있게 질의했으나 사드 등 민감한 현안에 관련된 이야기는 전혀 나누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