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법 "소유주가 취등록세"...표준약관 "모든 비용 포함"
차량 렌탈은 취등록세 렌탈 회사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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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은빈 기자] “소유자는 리스회사인데 취·등록세는 왜 고객이 내야합니까?”
직장인 김 모씨는 최근 리스해서 이용하던 차량을 인수하려다 취득세와 등록세를 두 번 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즉, 처음 리스할 때 한 차례 낸 데 이어 그 차량을 인수하면서 또 내야 한다는 것.
김 씨는 “리스기간 중에는 차 소유주가 리스회사인데 왜 고객이 취·등록세를 부담해야 하냐”며 의아해했다.
<사진=뉴시스> |
차량을 리스할 때 취등록세를 누가 내야하는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취등록세는 차량의 소유자가 낸다(지방세법). 리스 차량의 소유권은 리스 기간 중에 리스회사에 있다. 그렇다면 취등록세를 리스회사가 내야 하지만 현실에선 관행이라는 이유로 고객이 부담하고 있다.
본인이 이용 중이던 리스 차량을 인수할 경우 본인이 취등록세를 낸다. 소유권이 바뀌기 때문이다.
강형구 소비자금융연맹 금융국장은 “소유하지 않은 사람이 취득세와 등록세를 낸다는 건 지방세법에도 어긋난다”며 “부동산도 명의신탁을 하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준부동산으로 취급되는 자동차를 두고 이러는 건 납득가지 않는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리스의 경우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리스는 고객이 원하는 차량을 선택한 후 리스업체가 차량을 구입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할부금융의 성격도 섞여있다는 것이다.
한 세무사도 “리스 시장에선 리스를 할부의 개념으로 보고, 계약을 통해 고객에게 취등록세를 전가시키는 방식인 것 같다”며 “고객이 리스를 통해 얻는 이득과 취·등록세 부담을 주고 사적인 계약을 맺는 거라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리스의 경우 세금을 ‘납부’하는 주체와 ‘부담’하는 입장이 달라지는 셈이다.
◆ 금감원, 리스 표준약관 개정 작업중...지방세법 충돌 조항 조정
리스업계에서는 취등록세를 고객에게 부담시키는 관행에 법적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그 배경에는 여신전문금융법(이하 여전법)이 있다.
여전법 시행령에 따르면 신용공여의 범위는 ‘특정 물건을 취득 및 대여하는데 들어가는 모든 비용’으로 규정돼있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결례에서도 리스 자산의 취득원가를 차량대금과 등록비용으로 정의한다고 나와있다.
즉, 취등록세도 비용이기 때문에 고객에게 부담시킨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지정한 자산(차)를 구입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리스"라며 "그 사용수익권을 고객이 누리는 것이기 때문에 비용이 되는 취등록세도 고객이 부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여신협회가 정한 표준 약관을 봐도 리스와 관련된 비용이나 공과금을 고객이 부담한다고 나온다"며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금감원 관계자는 "리스의 취등록세를 리스료에 포함시켜 고객에게 부담시키는 것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면서도 "렌트과 리스가 본질적인 내용이 동일하기 때문에 리스 이용자 입장에선 렌트 때는 안내도 되는 비용을 내야해 억울하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한다.
비금융회사가 운용하는 렌트카는 여전법이 아닌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적용을 받는다. 때문에 취등록세도 운용회사가 부담한다.
금감원은 자동차 리스의 표준약관이 지방세법과 충돌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표준약관 개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행 자동차리스 표준약관은 ‘자동차 구입시 인도, 등록 등 리스료에 포함되지 않는 비용과 공과금은 고객이 부담한다’고 돼있다. 명의자가 취등록세를 내야한다고 밝힌 지방세법과 충돌할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이에 금감원은 표준약관에서 '등록'이라는 문구를 삭제해, 충돌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렇게 돼도 명시적인 부분만 바뀔 뿐, 고객이 취등록세를 실질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비용을 리스료 인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 한 캐피탈회사 관계자는 "저희가 리스료를 낼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의 리스료는 리스회사가 취득세를 부담하지 않았을 때의 리스료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강형구 국장은 “회사가 그런 부분을 감안해서 운영해야지, 역마진이나 수익이 걱정된다는 이유로 고객에게 전가시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