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7530원, 취업보다 아르바이트?
[뉴스핌=오채윤 기자] 최저시급 7530원? 취업보다 차라리 알바(아르바이트)가 낫겠네.
최근 취업에 성공한 김모(27)씨는 어렵게 취업에 성공했지만 사표를 던질지 고민 중이다. 일하는 강도에 비해 대우는 형편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회사에 다니기는 하는데, 아르바이트로 재밌게 일했을 때보다 정신적으로 더 힘들고 보수는 비슷하다. 스트레스를 받을 바에 그냥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과 맞물려 최저임금 시급 1만원 시대가 다가오면서, 고용시장에서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불황과 청년취업난 속에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프리터족'이 늘고 있는 것.
프리터족은 프리(Free)와 아르바이트(Arbeit)의 합성어로, 1990년대 초반 일본에서 경제불황으로 인해 직장없이 갖가지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청년층에게 '후리터족'이라 붙여진 신조어다.
프리터 활동이 가장 활발한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의 프리터족은 2000년대 들어 최저임금이 껑충 뛰면서 급격히 늘어났다. 2003년 15세~34세 프리터가 10명 중 2명인 217만명에 달했다.
최저임금 변화추이 [뉴시스] |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최저임금이 올라가면서 청년 프리터족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60원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되면서 하루 8시간, 주 40시간 일하면(유급 주휴수당 포함) 월 소득 157만원을 올릴 수 있다. 게다가 정부가 계획하는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이 되면 월 200만원이 넘는 돈을 받게 된다.
알바 전문포털 알바몬이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56.0%가 자신을 프리터족이라고 답했다. [출처=알바몬] |
알바 전문포털 알바몬이 최근 구직 활동 중인 회원 10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0%가 자신을 프리터족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월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집계된 응답 비율(31.8%)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미 수많은 청년들이 스스로 프리터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
프리터족이 된 이유로는 '생계비·용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응답(이하 복수응답)이 50.5%로 가장 많았고, 취업이 어려워서 38.6%, 조직·사회생활 없이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28.6% 등의 순이다.
구직 전선에서 취업을 준비 중인 유모(28)씨는 프리터족으로 사는 것에 그리 부정적이진 않다.
유씨는 "힘들게 일해서 버는 돈이나 알바(아르바이트)로 버는 돈이나 큰 차이가 없어서, 오히려 마음이 편하기도 하다"며 "그 전에 6개월간 일했던 곳보다 정신적으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정부가 일자리 대책을 세웠지만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은 7월 9.3%, 8월 9.4%로 나타났다. 새 정부가 일자리 만들기를 최우선 정책 과제로 추진해 왔지만 청년실업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뉴스핌 Newspim] 오채윤 기자 (cha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