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20여건 거래되던 분양권 이달엔 9건으로 뚝
집값 반등 기대감 줄어 관망세 확산..신규 청약시장만 호황
[뉴스핌=이동훈 기자] 정부가 부동산 투기 과열을 막기 위해 강도 높은 규제책을 내놓자 아파트 분양권 거래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최소 500건을 넘었던 분양권 거래량이 크게 출어든 것. 8.2 부동산대책에 따라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 만큼 막바지 거래가 활기를 띨 것이란 예상을 깨트린 것이다.
14일 부동산 업계 및 서울시 부동산거래정보에 따르면 이달(1~13일) 서울지역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포함)은 134건 거래됐다. 연중 최저치 수준이다.
이는 지난달 한 달 거래량(730건)과 비교해 18.3% 수준에 불과하다. 하루 거래량을 비교해도 크게 줄었다. 지난달에는 하루 평균 23.5건이 거래됐다. 이달에는 9.4건에 불과하다. 이 추세라면 이달 한 달 거래량은 283건에 그칠 전망이다. 전달보다 절반 넘게 줄어든 수치다.
올해 들어 한 달 거래량이 500건을 밑돈 적이 없다. 지난 1월, 2월 각각 540건, 607건에서 4~6월에는 1000건이 넘었다. 7~8월에도 700~800건을 유지했다.
투자수요가 많이 몰리는 강남권은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강남구는 지난달 32건이 거래됐으나 이달 들어선 3건에 그쳤다. 송파구는 51건에서 5건으로 줄었다. 24건 거래됐던 서초구는 단 한 건이 신고됐을 뿐이다.
실제 이달 분양권 거래량은 이 수치보다 더 적었을 공산이 크다. 계약자는 계약일로부터 60일 안에 해당 구청에 실거래가를 신고하면 된다. 이 때문에 실제 거래일과 거래 건수에는 시차가 발생한다.
당분간 분양권 시장에는 한파가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과 ‘9.5 후속조치’를 잇달아 쏟아내자 투자심리가 크게 후퇴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자 관망하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 대출 한도도 줄어 고가 주택을 선뜻 매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실수요자들도 분양권을 매수하기보단 신규 분양시장에만 뛰어들고 있다. 주택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자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분양권을 매입하기가 부담스러워서다. 이런 이유로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입지가 양호한 사업장은 청약 경쟁률이 두 자릿수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
리얼인베스트먼트 최준서 부사장은 “부동산 규제 대책이 쏟아지자 투자자들이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분양권에 관심을 줄이고 있다”며 “입지가 뛰어난 지역은 지지선이 유지되겠지만 상대적으로 덜한 지역은 웃돈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