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문재인 정부 대북 접근법에 실망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주말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인해 미국과 한국의 외교 관계에 균열이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온건한 정책 기조에 커다란 실망감을 내비쳤고, 북핵 무력화를 둘러싼 입장 차이가 양국의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
4일(현지시각)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전화 통화를 가진 가운데 양측의 관계 악화를 예상하는 의견이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관들을 인용, 그가 한국의 북핵 해법에 점점 더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한국 정부를 비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트윗에서 “한국은, 내가 말한 것처럼, 북한과 달래기 식의 대화가 결실을 맺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며 “한국은 한 가지밖에 이해하지 못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한 가지’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앞서 군사적 해법만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언급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CNN의 판단이다.
또 이 같은 이례적인 비판이 문재인 정부 내부에서도 양국의 관계 악화를 둘러싼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핵실험을 빌미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북한에 군사 도발 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이에 반발하는 성명을 낸 것이나 미국의 군사적인 북한 공격 시 한국 정부에 동의를 먼저 구해야 할 것인가를 둘러싼 이견이 양측의 관계에 균열이 발생한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CNN은 주장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하기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먼저 다이얼을 돌린 점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 차례에 걸쳐 북한에 대한 ‘모든 옵션’이 준비돼 있다고 밝혔지만 대화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CNN은 전했다. 실제로 그는 ‘대화는 해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 내 대북 전문가로 통하는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동맹국인 한국에 대한 발언의 수위를 낮추는 것”이라며 “북한과 대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내부적인 정책 기조”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