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해도 노면ㆍ풍절음 없어, 차선 경고 등 최첨단 기능 무장
[뉴스핌=전선형 기자] 기자는 벨라(Bella)를 ‘아름답다’라는 스페인어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랜드로버에서 '레인지로버 벨라 시승행사를 한다’고 했을 때, 작고 우아한 차로 생각했다. 웬걸! 직접 본 벨라는 엄청나게 크고, 터프한 모습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었다.
레인지로버 벨라 주행모습.<사진=랜드로버> |
랜드로버 직원에게 물어보니, 벨라란 이름은 ‘감추다’, ‘장막’ 이라는 라틴어 베라레(Velare)에서 따왔다고 한다. 차 모습도 반전인데, 이름은 더 반전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차량을 꼼꼼히 살펴봤다.
먼저 벨라의 외관을 봤다. 차량의 높이는 그리 높지 않았지만 길이와 폭이 길었다. 벨라의 전장은 4803mm며 전폭은 2032mm이다. 동급 SUV보단 여유로운 편이다. 전고는 1665mm로 SUV로서는 평범한 수준이다. 무게는 공차인데도 2035kg이다.
벨라의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투박한 모습을 보이지만, 티테일에 상당히 신경을 썼다. 전면부에 있는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라이트는 사람의 찢어진 눈을 연상시키듯 날렵하게 디자인됐고, 라디에이터그릴(환풍구)도 슬림하게 디자인해 세련미를 더했다.
특히 가장 인상깊었던 디자인 부분은 차문 손잡이다. 차량을 탑승할때는 튀어나와있다가, 문을 닫고 시동을 걸면 차량안을 쏙 들어간다. 사실상 주행 중 바깥을 보면 차문이 없는 것이다. 마치 미래 자동차가 연상됐다.
레인지로버 벨라 내부.<사진=랜드로버> |
내부도 미래지향적 모습이다. 전면부에 계기판부터 에어컨이나, 라디오 등을 작동하는 디스플레이 모두가 태블릿PC 형태로 구성돼 있다. 운전대 조작도 마찬가지다. 터치로 모든 걸 해결해야한다. 사실 기자는 운전하면서 이 부분이 내심 불편했다. 물론 조잡한 버튼 등을 없앴기 때문에 디자인적으로는 완벽할지 몰라도 가끔 터치가 잘 안된다거나, 복잡한 조작방식 때문에 운전 중 애를 먹었다.
드디어 주행에 들어갔다. 이번 시승은 서울 잠원한강공원에서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호텔 '오라'를 오가는 왕복 약 150km의 구간에서 진행됐다. 올림픽대로에서 인천국제공항 고속국도까지 대부분 직선위주의 코스였다. 차량은 뉴 레인지로버 디젤 모델인 D300 R다이나믹 SE다.
주행에 들어가니 2톤 무게 답게 묵직함이 느껴진다. 차량이 없는 틈을 타 가속을 해봤다. 차가 좀 무거워서일까, 부스팅 시간이 걸린다. 그래도 몇 초 지나니, 가속이 점점 붙는다. 2톤의 무게에서도 이런 스피드를 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가속을 하고 있는 중임에도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 디젤차 특유의 굉음도 없었다. 브레이크(제동패달) 성능도 뛰어났다. 밟는 족족 미끄러지지 않고 제동을 해줬다.
레인지로버 벨라 주행모습.<사진=랜드로버> |
벨라에는 첨단 기능도 많이 들어가있다. 우선 차선이탈경보시스템이다. 차량이 흰색선 바깥으로 이탈할 때 진동이 울리는데, 살짝 넘으면 작은 진동이, 완전히 넘으면 우렁찬 진동이 느껴진다. 깜빡이 없이 차선 넘을 때 반응한다.
또 일정한 속력을 정해놓고 유지할 수도 있다. 고속도로 구간에 구간단속을 할 때, 100km로 설정해 놓으면 아무리 엑셀(가속패달)을 밟아도 100km가 넘지 않기 때문에, 안심하고 구간통과를 할 수 있다. 물론 엑셀에서 발을 떼고, 일정 속도로 운전이 가능한 크루즈컨트롤 기능도 있다.
다만, 통풍시트가 없어서 상당히 아쉬웠다. 이날 날씨가 굉장히 더웠는데 시승차는 선팅도 돼있지않아 직사광선을 오롯이 맞으며 운전했다. 통풍시트는 옵션으로도 넣을 수 없다고 한다.
벨라는 랜드로버의 수많은 기술과 최첨단 기능을 집약해 놓은 차였다. 여태 이 기술들을 벨라를 통해 보여주기 위해 이름처럼 '장막'을 쳐놓고 숨겨놓았는지도 모르겠다. 가격은 좀 나간다. 레인지로버 벨라의 가격은 9850만에서 1억4300만원이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