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보수통합'·바른정당 '중도연대' 제기
바른정당 지도부, '자강론' 무게 일단 선 긋기
[뉴스핌=조세훈 기자]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에서 각각 보수대통합과 중도연대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으면서 바른정당의 몸값이 빠르게 급등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의 연대에 적극적인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지난 27일 신임 당대표에 선출되면서 '중도'를 고리로 한 연대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당 임시전국당원대표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안철수 대표가 두 손을 들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가 '극중주의' 노선을 내건 만큼 바른정당과 중도연대를 통해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견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민의당(40석)과 바른정당(20석)이 중도연대로 힘을 합치며 정국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싸우겠다"는 표현을 11번이나 사용하며 정부와 여당과의 유화적 관계를 재설정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안 대표가 중도연대 카드를 빼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흐름도 나쁘지 않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앞서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위해 공동으로 대응하면서 전략적 공조체제를 구축했다.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경기도에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연대를 해 '국민바른연합'이라는 교섭단체를 만들었다"며 선거연대 가능성에 힘을 보탰다.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국민의당 일각에서도 선거연대 필요성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바른정당과의 통합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박(비박근혜) 중진 나경원 의원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파 가치는 한국당의 전유물이 아니다"며 "당의 문을 활짝 열고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을 포함해 우파 가치에 동참하는 모든 이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정당 창당에 참여했다가 한국당에 복당한 의원들도 통합 요구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6일 최고위원·3선의원 연석회의에서 복당파 의원들은 보수 진영이 분열된 상태로 지방선거를 치르며 참패가 예상되기에 통합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친박(친박근혜) 성향의 윤상현 의원도 "과거 잘못을 넘어서고 우리 모두 속죄하고 다시 통합하는 것이 보수가 사는 길"이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경남 마산역 광장에서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뉴시스> |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연일 '박근혜 출당론'을 제기하는 것도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바른정당이 박 전 대통령 출당 등 혁신을 전제로 한국당과 통합 논의에 나설 수 있다고 이야기해왔기 때문이다.
이종구 바른정당 의원은 지난 25일 한 라디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소위 ‘8적’이라고 불리는 8명 의원의 출당을 (통합)조건으로 제시했었다”며 “이 조건만 충족된다면 합당까지도 다시 논의해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바른정당 지도부는 자강론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혜훈 대표는 최근 "어떤 분들이 통합 어쩌고 얘기하는데, 귓등으로도 듣지 마라"며 통합론과 선을 그었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진정한 보수 통합의 출발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이 아니라 한국당 해산“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