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오전 11시, 스타 배우가 된 유진(정유미)과 전 남자친구 창석(정준원). 오후 2시30분, 하룻밤 사랑 후 다시 만난 경진(정은채)과 민호(전성우). 오후 5시, 결혼사기로 만난 가짜 모녀 은희(한예리)와 숙자(김혜옥). 오후 9시, 결혼이란 선택 앞에 흔들리는 혜경(임수정)과 운철(연우진).
영화 ‘더 테이블’은 하나의 카페, 하나의 테이블에서 하루 동안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평범한 사람들. 실망하고 쓸쓸하고, 두렵고 설레고, 엇갈리고 애틋한 그 마음들. 각기 다른 사연, 다양한 감정들이 테이블 위로 차분히 펼쳐진다. 메가폰을 잡은 김종관 감독은 여느 때처럼 일상 속 평범한 순간을 따스하게 빚어냈다.
삶의 단면을 비췄다는 건 이 영화의 특징이자 가장 큰 재미다. 관객은 관계의 언어를 통해 김 감독의 그림을 완성해야 한다. 드러나지 않은 그들의 과거와 삶을 짐작하고, 관계와 감정을 유추해야 한다. 겉도는 대화 속 진심이 배어 나오고, 마침내 나와 맞닿을 때 울림과 공감은 커진다.
배우들의 연기는 잔잔하나 단단하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정유미, 정은채, 한예리, 임수정은 각 캐릭터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들과 호흡을 주고받은 상대 배우 정준원, 전성우, 김혜옥, 연우진의 연기도 흠잡을 곳 없다. 이들 여덟 배우는 오가는 대화, 그사이 주고받는 시선으로 진한 여운을 남긴다.
영화를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팁을 주자면, 이들 사이에 놓인 음료에 주목해보길. 2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주)엣나인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