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말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벌어진 백인우월주의 폭력 시위에 대해 결국 인종차별을 규탄하며 쿠클럭스클랜(KKK)과 네오나치(신나치주의자), 백인우월주의자들을 비난했다. 현지 언론들은 사태의 책임자를 분명히 규명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한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뉴시스> |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샬러츠빌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인종차별은 악"이라면서 "증오와 편견은 미국에 설 자리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샬러츠빌에서는 최대 6000명의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모여 폭력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에서 백인우월주의 반대 시위에 참여한 헤더 헤이어는 네오나치즘 신봉자의 차에 치여 사망했고 수십 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KKK와 네오나치, 백인 우월주의자와 다른 증오집단(hate groups)들을 직접 언급하고 "편협의 이름으로 폭력을 저지른 자들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방법집행기관은 미국인을 방어하고 보고하기 위해 자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주말 샬러츠빌에서 폭력 시위가 격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편(many sides)에서 나타난 증오와 편견, 폭력의 지독한 장면을 최대한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말해 사태의 책임자로 백인우월주의자뿐만이 아니라 이에 반대하는 세력까지 지목했다. 이에 언론과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도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백인우월주의를 묵인했다고 비판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까지 인종차별주의와 백인우월주의, 네오나치즘을 비판했고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백인우월주의 묵인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나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까지 말을 아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로 대통령 자문위원회를 떠난 케네스 프레이저 머크 최고경영자(CEO)를 향해 "이제 바가지 약값을 낮출 시간이 생길 것"이라고 비아냥대 여론의 공분을 샀다.
이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을 규탄했지만 많은 언론매체들은 대통령이 거세진 비난에 떠밀려 최소한으로 한 발언이라는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연설이 미국 경제가 어느 때보다 강하며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다는 말로 시작됐다는 점도 비판을 받았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