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피커 '누구 미니', 크기 줄이고 충전 기능 추가...'이동성↑'
와이파이 연결 반드시 돼야...'테더링' 되지만 이용 불편
[뉴스핌=심지혜 기자] SK텔레콤(사장 박정호)이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누구 미니’를 지난 11일 출시했다. 직접 사용해본 누구 미니의 장점은 ‘작지만 강한’ 휴대성이다. 전원 플러그 연결로 집안에 붙박이 가구처럼 사용했던 전작의 한계를 충전 기능으로 극복, 이동성을 높였다.
SK텔레콤은 작은 크기의 충전식 '누구 미니'를 새롭게 출시했다.<사진=심지혜 기자> |
◆ '심심해', '오디오북' 등 신규 서비스에 재미↑
크기는 줄었지만 정확한 음성 인식 기능은 여전했다. 거실에서 “아리야(호출어), 최신 노래들려줘”라고 말하자 음악 서비스 ‘멜론’ 차트 1위 노래인 DJ Juice의 '더쎄게(Love Me Harder)가 나왔다.
누구 미니는 누구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다음 집에서 이용하는 와이파이와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이용할 수 있다.
새로 추가된 ‘심심해’ 기능도 인상 깊었다.
“아리야, 심심해”라고 말하자 “요즘 유행하는 신조어를 지금 좀 배워보는 건 어때요?”라며 실제 대화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최근 연예가의 핫 이슈를 들려드릴까요?”처럼 사용자의 흥미를 자극하는 제안도 건넸다. 날씨 등 기본적인 정보만 알려주던 전작에 비해 향상된 AI 기능이다.
또 다른 신규 서비스 ‘오디오북’도 만족스러웠다.
“아리야, 오디오북 들려줘”라고 하니 배철현 서울대 교수가 쓴 인문 에세이 ‘심연’을 나긋한 목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오디오북은 스피커의 기능을 십분 활용한 기능으로 전문 성우의 목소리를 빌려 최근 인기있는 책을 직접 읽어주는 서비스다. 월 3000원의 추가 요금을 내야 하지만 기존 AI 스피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라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작은 크기의 충전식 '누구 미니'를 새롭게 출시했다. 누구 미니는 와이파이 연결이 되면 어디서든 이용 가능하다. <사진=심지혜 기자> |
◆이동성 좋지만 "와이파이 없으면 안 돼"
누구 미니를 들고 야외로 나갔다. 지름 8.4cm, 높이 6cm, 무게 219g에 불과한 누구 미니는 핸드백에 넣어도 충분할 만큼 휴대성이 좋다.
다만 와이파이 연결을 기본으로 하는 만큼, 실내에 비해 사용이 불편했다. 공원이나 캠핑장 등에서는 와이파이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공공 와이파이가 있더라도 접속량이 많아 잘 터지지 않는다.
때문에 테더링을 사용해야 했는데, 이마저도 본인의 스마트폰이 아닌 타인의 스마트폰까지 활용해야 해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주변 소음이 클 경우 제대로 야외 음성인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발생했다. 스피커에 입을 가까이 대고 말하면 인식 확률은 높아지지만 먼 거리에서 자유롭게 명령을 내릴 경우 실패 빈도가 높다.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인 만큼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추가 기능 업데이트도 필요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집 안에서, 또 바깥에서 누구 미니를 이용하다 보니 AI와 사람이 자유롭게 생각을 공감하는 내용의 영화 '허(Her)'가 현실에 한층 가까워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전원 플러그를 꼽아 한 곳에 얌전히 놔둬야 했던 기존 AI 스피커와 달리 편하게 들고 다니면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한편, SK텔레콤은 누구 미니는 출시 첫 날 5000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현재 시판되는 국내 AI스피커 ‘누구’나 KT의 ‘기가지니’ 보다 훨씬 싼 가격인 4만9900원에 판매되는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누구 미니의 정가는 9만9900원이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