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플라자 분당점, 리뉴얼 이후 4월부터 석달간 매출 25% 성장
유명 맛집 포함시킨 F&B존은 30% '증가'
[뉴스핌=이에라 기자] 소비 침체와 온라인 쇼핑족 증가로 불황을 겪던 백화점들이 선택한 '맛집' 돌파구가 매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역사가 깊은 노포(老鋪)부터 해외 유명 브랜드들을 유치하며 내세운 '먹거리' 강점이 고객 끌어모으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K플라자 분당점은 식품관을 리뉴얼한 4월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3개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5% 성장했다.
식품관 가운데 다양한 맛집을 새롭게 오픈한 식음료(F&B)존 매출은 30%나 늘었다.
AK플라자 분당점은 5년만에 식품관을 '분당의 부엌'이란 이름으로 새단장했다. 슈퍼존에는 워터에이징 숙성한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수족관이나 백화점 최대 규모의 활수산물 수족관을 도입했다.
특히 백화점 최초로 유명 맛집을 오픈하며 눈길을 끌었다. 젊은층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던 연남동 거리의 타이누들 전문점 '소이연남'을 입점시켰고, 65년 전통의 함흥냉면 '오장동 흥남집'을 들여왔다. '분당식빵'으로 유명한 빵집 '라롬드뺑'은 매일 한정 생산하는 식빵 200개가 오후 4시만 되도 완판된다.
또한 1층에는 백화점 최초로 뉴욕의 명물 수제버거 쉐이크쉑(쉑쉑버거)를 입점시켰다. 명품 매장을 철수한 자리에 오픈한 쉐이크쉑은 목표 매출을 140% 이상 초과 달성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쉐이크쉑 분당AK플라자점<사진=SPC그룹> |
지난달 말 신세계 경기점도 1300평이 넘는 7층 식당가를 싹 뜯어고쳤다. 1971년 마포에서 출발한 평양냉면 전문점 '을밀대'가 백화점 최초로 입점했다. 서초동에서 유명한 25년 전통 두부 전문점 '백년옥'도 마찬가지다. 미쉐린가이드에 선정될 만큼 유명한 곳이지만 백화점에는 첫 진출이다.
젊은층들이 좋아하는 국내 맛집과 해외 브랜드도 들어왔다. 강남 크림카레우동집으로 유명한 일본 가정식 전문점 '토끼정', 홍대 수제버거 '아이엠어버거', 태국요리 '콘타이' 등이다. 미국 보스턴에서 유명한 아이스크림 '에멕 앤 볼리오스'도 맛볼수 있다.
지난해 리뉴얼했던 신세계 강남점에도 업계에서 처음으로 '평양면옥'을 입점시켰고, 담양의 유명 떡갈비집 '덕인관'도 들여왔다. 장마철에는 이 같은 맛집이 모여있는 백화점 식당가의 매출이 더 올라가기도 한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장마기간 동안 백화점 전체 매출은 5.2% 성장했지만, 식당가는 15.1% 매출이 늘었다.
신세계 경기점 덕인관 <사진=신세계> |
롯데백화점은 잠실점 식품관 리뉴얼을 진행하며 이연복 셰프가 런칭한 딤섬 브랜드 '교자란'의 1호 매장을 열기도 했다. 일본 도쿄의 60년된 스시집 '타마스시'와 손을 잡고 새 일식 브랜드 '도쿄이치바'로 내놓았다. 이태원 수제버거 '길버트버거' 강남 한식 다이닝펍 '무월'도 백화점 최초로 오픈했다. 갤러리아명품관의 고메이 494도 올 봄 홍대 유명 라멘집 '하카타분코', 서울식 불고기 원조 '한일관', 신라호텔 출신 셰프가 이끄는 정통 스시집 '스시도로코이끼' 등 새 브랜드를 들여왔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2015년 개장 당시 아예 식품관을 해외에서 처음 들여오는 유명 브랜드 이탈리, 매그놀리아 등을 선보이면서 해외 맛집경쟁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백화점의 가장 큰 경쟁력이던 패션, 잡화 부문이 장기 소비 침체와 온라인에 쇼핑객을 뺏기면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맛집, 즉 식품관이 고객을 주도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고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예전에는 특별한 의류 브랜드나 명품이 있는 백화점을 찾아 고객들이 움직였지만, 이제는 트렌드 자체가 맛집으로 아예 바뀌었다"며 "백화점에 어떤 맛집이 얼마나 많이 입점됐는지에 따라 매출이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식품관에 더 신경을 쓸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