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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다고 아무나 할수 없는 일?”…스티브 코헨 MoMA에 563억 쾌척

기사입력 : 2017년08월02일 22:56

최종수정 : 2017년08월08일 16:47

스티브 코헨과 알렉산드라 코헨. 슈퍼컬렉터로 정평이 나있는 커플이다. <사진=MoMA>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미국의 헤지펀드 매니저 스티브 코헨(61)이 최근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5000만달러(한화 563억원)를 기부했다. 이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스티브 코헨과 그의 부인인 알렉산드라 코헨은 자신들이 만든 재단 ‘Steven Alexandra Cohen Foundation’을 통해 뉴욕 MoMA의 미술관 증개축 공사에 써달라고 지난 6월 거액을 내놓았다. 이 기부금은 건축그룹 딜러 스코피디오(Diller Scofidio)+렌프로(Renfro)가 맡은 뉴욕 MoMA의 전시실 확장공사에 투입됐다. 코헨 부부의 돈이 긴급 투입됨으로써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한 증개축 공사에 속도가 붙게 됐다.

MoMA측은 6층 전체에 들어설 초대형 전시실을 ‘Steven & Alexandra Cohen 특별전시실’로 명명할 예정이다. 딜러 스코피디오+렌프로(Diller Scofidio+Renfro) 건축그룹은 뉴욕의 명물 하이라인 파크를 디자인한 건축가로, 지난 2014년부터 대대적인 MoMA 증개축 작업을 맡고 있다. 이 작업은 MoMA를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자 미국 금융계 일각에서는 ‘내부자거래 문제로 크게 물의를 빚었던 금융거물이 이를 희석시키기 위해 거액을 내놓았다’고 평했다. 일부 미술비평가들 또한 코헨 부부가 열렬한 미술애호가이자 슈퍼컬렉터임에는 분명하지만, 다분히 투자를 겨냥한 컬렉션을 하고 있다며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투자메리트가 있는 유명작품을 마치 사냥하듯 수집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미술계의 전반적 분위기는 “돈이 많다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코헨의 사회공헌을 반기고 있다. 그동안 미술품 수집에 대단히 적극적으로 임했던 코헨이 이제는 일반 대중과의 교감에 나서기 시작했다며 긍정적인 신호탄으로 해석 중이다. 대개의 의식있는 슈퍼컬렉터들은 작품이 일정규모 이상 쌓이면 이를 미술관에 기부하거나, 자신의 이름을 딴 사립미술관을 지어 대중과 공유해왔다. 반면에 스티브 코헨은 워낙 언론에 노출되기를 꺼려 하는 인물이어서 그의 의중을 읽기 어려웠는데, 이번에 본격적으로 문화예술부문 기부에 나서게 된 것이다.

뉴욕 MoMA의 글렌 로리 관장은 “스티브와 알렉산드라의 선물은 전례가 없는 규모다. MoMA 전체적으로도 가장 큰 규모의 전시실이 새로 생기게 된다. 앞으로 미술관의 특별 기획전을 관람객에게 제대로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리 관장은 “스티브를 이사회 멤버로 영입하게 된 것 또한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티브 코헨은 지난해 6월 MoMA 이사회에 합류했다.

딜러 스코피디오(Diller Scofidio)+렌프로(Renfro)가 디자인한 뉴욕MoMA 증개축 개념도. <사진=MoMA>

1992년 SAC캐피털을 설립한 코헨은 매년 엄청난 수익을 달성하며 월스트리트저널로부터 ‘헤지펀드계 킹’이란 칭호를 부여받았다. 그러나 그의 SAC캐피탈은 2013년 내부자거래 혐의로 기소돼 직원 2명이 유죄판결을 받았고, 벌금 18억달러를 부과받았다. 미국 증권거래위는 코헨에게 책임을 물으려 했으나 재판에선 무혐의 판결이 내려졌다. 그러자 당국은 코헨이 2년간 외부투자자 자금운용을 못하도록 조치한바 있다.

어마어마한 돈을 번 슈퍼리치들이 예술품을 트로피처럼 수집하듯, 금융천재인 코헨 역시 월가의 정상에 오르자 화제작들을 집중적으로 사모으기 시작했다. 그는 2000년부터 수익성 높은 ‘초고가 유명작’을 바구니에 쓸어담았다. 이에 뉴욕타임즈는 ‘월가의 뉴 프린스가 미술시장을 후끈 달구고 있다’고 보도한바 있다. 자산 127억달러의 코헨은 피카소의 걸작 인물화 ‘꿈’을 비롯해, 자코메티의 조각, 윌렘 데 쿠닝의 회화 등 1억달러가 넘는 화제작을 다수 수집했다. 코네티컷 주 그리니치의 저택을 마치 프라이빗 미술관처럼 꾸며놓은 그는 보유작의 재화적 가치가 10억달러가 훌쩍 넘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코헨은 “나는 예술이 모든 사람의 삶을 풍성하게 할 거라 믿는다. 사옥 곳곳에 독특한 작품을 설치했는데 반응이 제각각이다. 그걸 살피는 게 무척 재밌다”고 밝혔다. 혀를 내두르게 하는 걸작을 다수 보유 중인 이 슈퍼리치의 사회공헌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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