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생존 방편으로 강조"
[뉴스핌=이영기 기자] 한반도의 정전 협정이 발표된 지 64년이 지난 지금,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그토록 매달리는 배경에는 한국전쟁은 미국의 침략전쟁이라는 교육과 한국전쟁에서 겪은 미국의 공습에 따른 피해로 인한 증오가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핵과 미사일이 북한의 입장에서는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안이라고 소개했다.
26일(현지시각) CNN방송은 '북한이 아직도 미국을 증오하는 이유: 한국전쟁의 유산'이라는 제목으로 64년 전 한국전쟁 상황과 그 이후 북한의 통치이념을 소개했다.
CNN방송은 64년 전 1954년 한국전쟁에서 일제히 전쟁행위를 정지하는 버튼이 눌러졌지만, 아직도 파괴의 유산은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불과 3년이라는 전쟁 동안 수백만명이 생명을 잃었고, 특히 북한 주민의 파멸은 미군의 공급 탓이었다. 미 공군은 북한에 3200만톤의 폭탄을 뿌렸다. 북한의 미국에 대한 공포의 뿌리는 여기서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포를 바탕으로 영원한 비상사태에 대비한 북한 정권이 탄생하고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부산대 정치학과 교수 로버트 켈리는 "폭탄의 공포는 북한이 선전을 통해 미국의 원죄로 활용하고 이 연장이 유치원생의 반미 무술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대부분의 역사학자들이 한국전쟁은 남침으로 시작됐다고 보지만 북한은 미국의 침략으로 시작된 것으로 주민들을 교육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맥락에서 6.25를 "미 제국주의에 대한 투쟁의 날"로 "그 전쟁을 이끈 김일성을 북한의 신으로 존경하게 한다"고 방송은 소개했다.
이런 미국에 대한 증오는 정권에도 마찬가지로 작용해 북한의 헌법에는 "국방은 국민의 최고 의무이자 명예"라며 군사 우선 정책 즉 '성군'이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서 북한은 리비아의 모아마르 가다피의 교훈을 강조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가다피는 안전보장을 받고 제재를 해제하는 조건으로 핵무기를 포기했지만 결국은 축출되고 살해됐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의 침략을 막는데 이 프로그램은 필수불가결한 것이며,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성공으로 북한은 그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CNN은 관측했다.
북한이 성명서에서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4'형은 미국의 심장부를 타격할 수 있는 주체조선의 핵공격 능력을 온 세상에 힘있게 과시했다"며 "미국은 감히 북한을 공격하기가 어려워 질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CNN은 북한이 "이는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현재의 적대적인 세계에서 자신을 방어하고 국가의 존엄성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환기했다.
북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 모습 <사진=뉴시스> |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