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현경 기자] 아역 배우 출신 남지현(22)이 성인연기자로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해 MBC ‘쇼핑왕 루이’에 이어 최근 종영한 SBS ‘수상한 파트너’까지. ‘차세대 로코퀸’ 자리까지 꿰차며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연달아 선보인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였지만 확 달라진 캐릭터로 등장해 주목받았다. ‘쇼핑왕 루이’에서는 복실이의 순수한 사랑을 그렸고, ‘수상한 파트너’에서는 ‘연애를 좀 해본’ 20대 여자 봉희의 모습으로 분했다. 두 작품 모두 로맨틱 코미디라 연기 변신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자신에게 후한 점수를 주겠다는 당찬 남지현이다.
“‘수상한 파트너’로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복실(남지현)이가 동화에나 나올 법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여자’였다면 봉희는 현실적인 여자죠. 솔직하고 당당하고, 때로는 막무가내이기도 하고요. 게다가 스타일도 여성스러웠고요. 드라마가 무사히 끝났고 지욱(지창욱), 봉희(남지현) 커플이 사랑받았기 때문에 스스로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어요.”
지욱, 봉희 커플의 달달한 장면은 뭇 시청자들의 부러움을 샀다. 더구나 현실 연애감을 자아낸 장면으로 시청자와 공감을 이뤘다. 사랑스러운 커플 연기를 펼친 남지현의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당연히 커플 연기를 하면 연애하고 싶어진다”며 풋풋한 20대다운 모습을 보였다.
“연기하면서도 설레는 순간이 많았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죠. 시청자의 로망을 자아내야하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연기하는 사람도 설레어야죠. 그래야 보는 사람도 그 감정을 느낄 수 있고요. 전 연애 경험이 많지 않아서 봉희 연기를 하면서도 상상에 많이 의존했어요. ‘내가 봉희라면 어떻게 했을까’ 이런 생각에 많이 잠겼어요. 하하. 저도 사랑하고 싶습니다(웃음).”
남지현이 드라마에만 출연하면 생기는 일이 있다. 무려 세 가지나 된다. 일종의 법칙으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남자주인공 군대 보내기, 두 번째는 그들의 혈액형은 모두 AB형, 그리고 드라마 엔딩신은 꼭 남지현이 프러포즈를 받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남지현도 연속해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사실이 신기하다며 웃었다.
“저와 작품만 하면, 입대하는 배우들(서인국, 지창욱). 이상하게 미안하더라고요. 고의는 아닙니다(웃음). 우연의 일치겠죠? 이런 신기한 일들이 많아요. 성인이 되고 나서 찍은 드라마가 ‘가족끼리 왜 이래’ ‘쇼핑왕 루이’ ‘수상한 파트너’인데, 여기서 만난 남자 배우들이 모두 AB형이에요. 박형식, 서인국, 지창욱 씨 모두 다요. 서강준 씨까지. 또, 늘 엔딩신은 프러포즈를 받는 거고요. 우연의 일치 치곤 너무나 신기하지 않나요?”
남지현은 2004년 MBC ‘사랑한다 말해줘’로 데뷔했다. 알고 보면 이전부터 그에게 스타의 길은 열려 있었다. 딸이 다양한 경험을 하길 바란 어머니는 남지현을 어린이 잡지 모델로, 또 2000년대 어린이들의 로망 프로그램이었던 MBC ‘전파견문록’의 출연 기회를 잡았다.
남지현이 출연한 ‘전파견문록’ 영상은 여전히 관심 받고 있다. 똘똘한 눈빛으로 자신을 “별이 되고 싶은 남지현입니다”라고 소개했던 남지현. 놀라운 건, 그 프로그램을 통해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
“‘전파견문록’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엄마께서 홈페이지로 신청했고 당첨이 됐죠(웃음). 제가 기억하기로는 두번 정도 나갔어요. ‘별이 되고 싶은 남지현’으로 소개한 건 연예인이 꿈이라는 말이 아니에요. 작가 언니가 소개 멘트를 준비하라고 했고, 제가 고민하자 ‘되고 싶은 게 없어?’라고 물었어요. 그래서 ‘별이 되고 싶다’고 한 거죠. 보통 아이들이 ‘슈퍼맨이 될 거예요’라고 하듯. ‘전파견문록’이 연기자의 길을 터준 건 맞아요. 프로그램을 본 감독님이 연기하자고 제안해왔죠(웃음). 그렇게 연기자로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남지현은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사랑받고 있다. 그 역시 에너지 넘치는 캐릭터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보다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고 싶다고 했다.
남지현은 아역 연기자 생활을 10년간 해왔기 때문에 단시간에 자신의 기존 이미지를 벗긴 힘들 거라고 했다. 변화되는 모습을 차근차근 보여주면 어느 순간 달라진 결과를 볼 수 있을 거라며 기대했다.
“어려움에 굴복하지 않고, 해맑고, 밝고, 강한 아이. 제게 캐스팅 제의가 가장 많은 캐릭터입니다. 물론 인물마다 디테일은 다르죠. 밝은 기운을 주는 인물은 제가 제일 잘할 수 있고, 지금 나이에만 선보일 수 있는 역할이기도 하죠. 대신,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변화를 보여야 할 겁니다. 장기적으로 보고 있어요. 당장 1, 2년 안에 바뀌진 않겠지만 시간이 쌓이고 쌓여 먼훗날 많이 달라져 있을 겁니다. 그때까지 관심 두고 지켜봐 주세요(웃음).”
[뉴스핌 Newspim] 글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사진=숲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