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은 기자]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사라졌다. 이제 막 공연이 시작했다 싶었는데 젤리클 고양이들과 함께 즐기고 호흡하다보니 160분 간의 축제가 끝이 나 버렸다.
뮤지컬 ‘캣츠’는 1981년 웨스트 엔드 초연 이후 뛰어난 예술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30여 년간 롱런했다. 국내 팬들에게도 가장 사랑받은 뮤지컬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일 년 중 가장 특별한 밤, 젤리클 고양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들이 젤리클 고양이임을 경축하며 벌어지는 내용을 담았다.
1막은 다양한 고양이들이 무대에 올라 자신들에게 총 세 개의 이름이 있다는 것을 말하며 시작된다. 무대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고양이로 분장한 배우들의 움직임이다. 마치 실제 고양이가 움직이는 것처럼 섬세한 묘사들이 시선을 압도한다.
처음은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내용으로, 뮤지컬 넘버 또한 객석의 흥을 돋운다. 특히 ‘캣츠’ 중에서 가장 큰 호응이 터지는 넘버는 고양이 이름을 그대로 딴 ‘럼 텀 터거(The Rum Tum Tugger)’이다.
럼 텀 터거 고양이를 맡은 윌 리처드슨은 능청맞은 연기로 웃음을 터지게 한다. 또 자연스러운 호응 유도로 분위기를 유연하게 풀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더욱이 마술사 고양이 미스터 미스토펠리스가 나올 때는 무대 곳곳에 숨어 있던 마술 같은 효과들이 터지면서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특히 미스토펠리스를 맡은 크리스토퍼 파발로로는 발레 동작을 녹인 아크로바틱으로 묘기와도 같은 안무들을 선보인다. 다소 정적이 흘렀던 객석에서 온갖 호응이 터진 시점이기도 하다.
위에서 언급한 고양이뿐만 아니라, ‘캣츠’에서 단연 눈여겨 봐야할 부분은 고양이들이다. 이 뮤지컬에서는 무려 36마리들의 고양이가 무대에 오른다. 이 고양이들이 무대에만 서 있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고양이들이 온 객석을 누비며 관객들과 눈을 마주치고, 함께 호흡한다.
그리고 자신을 쓰다듬어 달라는 고양이부터, 관객들의 물건을 대놓고 가져가는 악동 고양이까지 다양하다. 특히 인터미션때는 선지자 고양이 올드 듀터러노미와 관객이 함께 교감할 수 있는 작은 이벤트도 열린다. 하지만 고양이는 경계심이 많기에 먼저 다가간다면 그 어느 때보다 귀여운 애교를 볼 수 있다.
이번 ‘캣츠’가 조금 더 특별한 점은, 예전 작품과 조금 달라졌다는 것이다. 극장 고양이 거스가 부르는 ‘극장 고양이 거스(Gus:The Theater Cat)’는 재즈로 재탄생했다. 또 주요 고양이들의 분장 또한 달라졌으며, 이를 찾아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
한편 뮤지컬 ‘캣츠’는 오는 9월 1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만 7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사진 클립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