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지원 기자] 폭풍우가 지나가고, 세상이 꺼져버렸다. ‘쌈, 마이웨이’ 박서준이 경기 후, 김지원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된 것.
지난 4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연출 이나정, 극본 임상춘, 제작 팬엔터테인먼트) 14회에서 최애라(김지원)의 만류에도 링에 오른 고동만(박서준)은 김탁수(김건우)의 박치기에 부상을 당했다. 그리고 그 충격으로 애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됐다.
과거 자신에게 승부 조작을 제안했지만, 돈을 빌미로 소리 소문 없이 빠져나갔던 탁수와 10년 만에 맞붙게 된 동만. 모두들 신인 동만이 스타 격투기 선수 탁수에게 처참히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했고, 애라 역시 같은 이유로 “내 맘은 진짜로는 너 내일 못 일어나게, 너 잘 때 막 마취 총이라도 쏴 놓고 싶다”며 울먹였다. 동만이 “보통 좋은 게 아니라, 진짜로 겁나 좋아하기” 때문.
“아프면 탭 쳐. 꼭 쳐. 안 치면 내가 올라가서 파토 낼 거야. 진짜 철장 타고 넘어 갈 거야”라는 애라의 협박(?) 때문일까. 세상의 예상과 달리 동만과 탁수의 경기는 접전이었다.
동만은 탁수에게 강력한 킥을 날렸고, 상대적으로 강한 스탠딩 승부를 유도하며 경기를 이끌었다. “니 동생은 앉아만 있어서 너는 서서 싸우고 싶냐”는 탁수의 도발에 그를 번쩍 들어 그라운드로 메다꽂기까지 했다.
하지만 경기에서 밀릴 경우를 대비해 온 탁수는 반동으로 머리가 튀어 오른 척, 동만의 눈을 강하게 들이받았다. 박치기를 그대로 흡수한 동만은 피를 잔뜩 흘리기 시작했고, 탁수의 의도대로 경기는 무효처리가 됐다. 링 위에서 “스톱하지 말라고! 나 싸울 수 있다고!”라는 동만의 포효는 묻혀버렸고, “사실 말이 무효지, 부상도 다 실력 아니겠어요?”라는 탁수의 인터뷰만 남아 깊은 분노를 자아낼 뿐이었다.
불행 중 다행히도 눈썹 부근이 찢어진 것뿐, 큰 부상은 없었던 동만. 그러나 “내가 탭 치라고 했지! 코치님이 그라운드 안 된다고 했지!”라며 울먹이던 애라를 달래주던 중, 동만의 눈빛은 갑자기 불안정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애라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된 것.
동만은 겁에 질려 다급히 귀를 치며 “너 왜, 말을 그렇게 해! 너 왜 목소리를 안내! 왜 다 소리를 안내!”라며 절규했다.
그토록 바라던 탁수와의 경기에서 무효 판정을 받았고, 청력에 이상 증세까지 보인 동만. “니가 좋은 게 너한테 메이저 아니야? 그냥 더 가슴 뛰는 거 해”라는 동만의 충고에 방송국 대신 RFC에서 면접을 봤고, 애라는 최종합격해 여성 최초의 격투기 아나운서가 됐다.
한편, 안재홍은 뒤늦게 소소한 행복의 소중함을 느꼈고 송하윤은 이제야 진짜 제 세상을 찾았다.
6년 연애에 종지부를 찍은 김주만(안재홍)과 백설희(송하윤). 주만은 설희를 잊지 못했고, 설희는 모든 초점이 주만에게 맞춰졌던 세상에서 벗어나 마이웨이를 시작했다. 이별 후, 마음을 정리하는 모습까지 다르고 참 어려운 주만과 설희였다.
여전히 핑크 인형을 뽑으면 설희에게 주고 싶은 주만. 하지만 설희는 “6년을 만났는데 당장 모르는 척 하는 것도 웃기고. 그래도 이렇게 아래윗집에서 마주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회사도, 집도 새로 알아보기 시작했고 “설아 너 진짜 왜 그래”라는 주만의 애원에도 “어차피 한 번 앓아야 하는 거면 비겁하게 찔끔찔끔 끌지 말고 우리 그냥 몰아서 세게 앓고 끝내자”라며 냉담했다.
네일숍에서 가장 비싼 장식들을 손톱 위에 올리며 설희가 비로소 자신을 위해 돈과 시간을 쓰고, “이렇게 예쁜 분이 매번 제 이름도 기억해주고. 되게 좋네요”라는 인턴 김찬호(백수장)의 말에 배시시 환한 웃음을 지을 때, 주만은 “일상에서 설희 하나가 빠져나갔는데. 전부 다 삐걱대기 시작했다”는 내레이션처럼 부장의 호통에 “제가 정신이 안 드네요”라며 헛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6년간 미치게 사랑해서 행복했고, 눈물 났던 순간을 각각 후회와 마이웨이로 정리하기 시작한 주만과 설희. 야근까지 불사하며 열심히 일했던 이유는 오직 설희였던 주만과 자신을 사랑하고 예뻐하기 시작한 설희. 앞날을 알 수 없는 주만과 설희의 로맨스로 궁금증을 더한 ‘쌈, 마이웨이’는 오는 10일 밤 10시 KBS 2TV에 제 15회가 방송된다.
[뉴스핌 Newspim] 박지원 기자 (pjw@newspim.com)·사진 쌈마이웨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