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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수장 맞은 미샤..서영필 색깔 뺀다

기사입력 : 2017년07월03일 11:31

최종수정 : 2017년07월03일 16:17

새 대표집행임원에 IMM 인베스트먼트 부사장 선임
글로벌 투자 확대될 가능성..中 색조시장 공략 강화 기대

[뉴스핌=이에라 기자] 브랜드숍 미샤를 운영 중인 에이블씨엔씨가 새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IMM 측 임원을 새 수장으로 선임했다. 미샤의 창립 멤버였던 이광열 부사장을 대표집행임원으로 내세운지 한달여만에 IMM 식구로 교체하며 창업주였던 서영필 전 회장의 색깔빼기에 돌입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에이블씨엔씨는 정일부 IMM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을 대표이사 역할을 하는 대표집행임원으로 신규 선임했다.

지난달 초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집행임원에 올랐던 이광열 전 부사장은 퇴임했다.

4월 서영필 전 회장은 에이블씨엔씨 보유지분 25.5%를 IMM컨소시엄에 매각하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임시 주총에서 서 전 회장은 경영 전반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사회 구성원으로 회사에 남았다. 최측근으로 평가 받던 이 전 부사장이 대표집행임원에 선임됐다.

하지만 예상보다 빨리 최대주주인 IMM 출신 수장을 맞게 되면서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특성상 장기적인 기업 가치 확대보다는 수익 극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정일부 새 대표집행임원이 아시아벤처금융 투자팀을 거쳐서 IMM에서 투자총괄 역할을 해온만큼 투자 유치 등을 통해 해외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뒤를 잇는 에이블씨엔씨는 국내 최초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페이스샵이나 이니스프리 등 브랜드숍 경쟁 심화로 브랜드숍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올리브영 같은 헬스앤뷰티스토어(H&B)업계가 급성장하고 있는 점도 대박 상품이 많지 않던 미샤의 고민을 가중시켰다. 에이블씨엔씨의 매출은 2012년 이후 5년째 4000억원대 중반서 정체됐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동남아 외에 유럽 등에서도 진출을 이어가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2006년 첫 진출한 중국에서는 지난해 매출이 5% 증가했다. 쿠션 화장품으로 대박이 난 일본 시장에서는 작년 매출이 95% 늘었고,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미샤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색조 부문이 중국 시장에서 계속 커지고 있다는 점도 좋은 기회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의 색조 화장품 온라인 비중은 2009년 1%에서 2014년 18.4%로 20배 가까이 커졌다. 색조 화장품을 소개하고 화장법을 보여주는 유튜브가 많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중국판 BJ '왕홍' 산업이 내년이면 1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 증권사 화장품 담당 연구원은 "수익실현이 목적인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글로벌 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예상이 많다"며 "중국의 색조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분야를 강화해 최대한 기업 가치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저가 브랜드라는 오래된 이미지를 벗고 제2의 보라색병을 능가할 대박상품을 키워내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미샤 창립 초기에는 '저가 브랜드'라는 컨셉으로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았고, 에스티로더 히트상품 '갈색병'을 컨셉으로 '보라색병'을 히트시켰지만 추가로 대박을 칠만한 상품을 선보이지는 못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사모펀드 경영진을 맞게 되는 것이 변화를 모색하는 에이블씨엔씨에게는 긍정적일 수도 있다고 본다"며 "경영진이 좀 더 트렌디한 시장에 맞는 차별성 있는 제품이나 전략 등으로 승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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