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금융위기 이후의 통화완화 시대가 곧 막을 내릴 수 있다는 두려움에 글로벌 국채 시장에 매도세가 펼쳐졌다. 매도세가 주식 시장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최근 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들의 발언으로 초저금리와 중앙은행의 대규모 채권 매입 시대가 곧 후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채 시장의 매도세가 주식 시장으로 번져 29일(현지시각 기준) 유럽 증시는 작년 9월 이후 최대 일간 낙폭을 기록했고, 미국의 대표 주가지수인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한 달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아시아 증시도 맥을 못추고 있다. 뉴욕 장 종료 뒤인 30일 일본 증시의 토픽스는 한 때 1% 떨어졌다. 홍콩의 항셍지수도 장 중 1%의 낙폭을 기록했다.
채권 시장 급락세는 지난 27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이 촉발했다. 이날 드라기 총재는 "ECB가 경제 회복세에 맞춰 정책수단들의 변수들을 조정해 나가겠다"며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이 발언으로 시장의 참여자들은 ECB가 연말께 매달 600억유로의 국채를 사들이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축소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드라기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이 있은 후 ECB는 시장에 번지는 두려움을 진화하고자 노력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막을 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크 카니 BOE 총재도 영국 경제가 성장을 지속한다면 수 개월 안에 금리 인상 논의를 시작해야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중앙은행(BOC) 총재도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에 닛코자산운용의 존 베일 글로벌 수석 전략가는 "작은 규모의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을 보고 있다. 작은 규모라는 말에 방점을 두고 싶지만, 그동안 유로존의 낮은 국채 수익률이 미국 수익률도 역시 낮게 이끌었기 때문에 이같은 일은 주요한 변화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29일 유로퍼스트300 지수는 1.4% 떨어졌다. 미국 S&P500지수는 0.9% 내렸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과 영국, 캐나다의 10년물 국채 금리도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를 가리켰다. 국채 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