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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백현지 기자] 부동산신탁사 가운데 전통의 1위를 고수해온 한국토지신탁의 선두 자리가 위태롭다. 사업성 높은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한국자산신탁이 맹추격하고 있어서다.
올해 한국자산신탁은 한국토지신탁과의 영업이익 격차를 3%이내로 좁히며 '턱밑'까지 추격할 전망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토지신탁(한토신)과 한국자산신탁(한자신)의 영업이익은 각각 1140억원, 962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한토신이 859억원, 한자신이 73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예상 영업이익(에프앤가이드 추정치)은 한국토지신탁이 1358억원, 한국자산신탁이 1330억원으로 격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율에서는 한자신이 한토신을 압도한다. 한자신의 올해 영업익과 순이익 증가률은 38.3%, 36.2%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국토지신탁은 19.1%, 20.5%다. 이에 따라 대형 증권사들은 한국토지신탁이 아닌 한국자산신탁을 신탁사 최선호주로 제시할 정도다.
한자신의 성장 1등 공신은 차입형토지신탁 때문이다. 부동산신탁사 주요사업은 차입형토지신탁, 관리형토지신탁, 담보신탁으로 나뉜다. 이중 가장 수익성이 높은게 재건축, 재개발 등 개발신탁을 포함한 차입형토지신탁이다.
차입형토지신탁은 신탁사가 높은 자체 신용을 활용해 시행사에게 직접 자금을 대출해준다. 관리형토지신탁은 신탁사의 자금투입이 없다. 이 때문에 차입형토지신탁은 리스크(위험성)가 큰 반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관리형토지신탁의 수수료는 1%미만이지만 차입형토지신탁은 3% 이상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3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 이후 부동산신탁회사가 재건축, 재개발 정비사업의 단독 시행사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자금력과 시행력을 두루 갖춘 대형 부동산신탁사가 재건축, 재개발 사업에 적극 뛰어드는 계기가 됐다.
한자신은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사업대행자로 선정됐다. 신탁 방식으로 추진하는 최초 재건축 사업대행자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때 한토신도 사업참여의향서를 제출했지만 최종적으로 사업 참여를 포기했다.
이후 한자신은 여의도 수정아파트, 방배7구역, 명일동 삼익그린맨션2차, 명륜2구역 단독주택재건축의 사업자로 연달아 선정되며 정비사업에서 강자임을 입증했다. 올해 1분기에만도 700억원 이상의 신규 수주를 달성하면서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토신도 대전 용운 재건축, 방배 삼호아파트를 포함한 재건축 사업대행자 수주 사례가 있다.
한자신의 강점은 한토신 못지않은 현금 보유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모회사인 부동산개발업체 MDM은 현금보유액만 3000억원이 넘는다. 계열사로 금융회사인 한국자산캐피탈, 한국자산에셋운용을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구조화금융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한 부동산신탁사 관계자는 "재건축, 재개발 신탁방식 사업에는 자기자본이 많이 필요한만큼 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부동산신탁사는 한 손에 꼽는데 그 중 한국자산신탁이 제일 적극적"이라며 "자금력을 바탕으로 올해 성장률이 가장 두드러질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