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출시 이후 383대 판매
친환경 인증 실패, 경쟁모델 선전…볼트EV로 친환경차 명맥 유지
[뉴스핌=전민준 기자] 한국지엠 말리부 하이브리드가 위기에 몰렸다.
1년여 전, 판매위기의 돌파구를 친환경차 시장에서 찾기 위해 출시했지만 지금까지 성적은 초라하다. 한국지엠은 제품 마케팅을 잠정 중단했다.
29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초 출시한 말리부 하이브리드는 올해 5월까지 383대가 팔렸다.
11개월간 매달 35여대씩 팔린 셈으로 이달 판매량까지 합치면 1년 만에 겨의 400대를 넘어선 수준이다.
월별 최다 판매량은 출시 직후 올린 지난해 12월 45여대다. 이후 월 판매량 40대를 넘긴 때는 올 1월과 2월 단 두 차례로, 이 시기를 제외하고는 고작 30여대가 팔렸다.
당초 한국지엠이 내건 연간 말리부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3000대다.
앞서 한국지엠은 연초 말리부 하이브리드의 저조한 판매세가 지속되자 재고를 쌓아두지 않고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맞춤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연 초 재고물량에 대해 대리점 자체적으로 비공식 할인을 제공하며 하위 차급인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가격이 비슷해지는 현상까지 발생했지만 부진은 여전했다.
말리부 하이브리드.<사진=한국지엠> |
원인은 가격경쟁력이다.
말리부 하이브리드는 경쟁 차종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확연히 떨어진다.
정부는 친환경차를 구입하면 300만원 상당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데 말리부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7월 출시 전 환경부로 부터 저공해차 인증을 받지 못해 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판매 가격 역시 말리부 하이브리드는 3000만원 초반대인 반면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는 2800만원대로 차이가 나 실제 구매 가격 격차는 더 벌어진다.
신차를 구입 할 때 가격 조건을 많이 따는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밀리는 말리부를 굳이 선택할 필요가 없다.
경쟁 모델의 인기도 입지를 더 악화시켰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누적 하이브리드카 판매대수는 8만4207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11만4376대)의 74%를 이미 달성한 것이다.
한국지엠은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이 지난 2015년부터 매년 60% 정도 성장하고 있음에도 여유롭지 못 한 상황이다.
한국지엠은 당분간 단종 없이 주문 생산에 의존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불거진 단종설도 불식될 전망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일부 매니아층 위주로 소량 주문은 이어지고 있다"며 "상품성 개선 모델은 없지만 그렇다고 생산을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