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수요는 바뀔 수 있어...인재 양성 시스템 갖춰야
[ 뉴스핌=황세준 기자 ] 인공지능 로봇의 발전이 고용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27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4차 산업혁명 대응 로봇산업 발전방향 토론회' 가 열렸다. 이날 김대일 서울대 교수는 "경제학적 측면에서 보면 로봇이 사람 대신 생산을 할 수는 있지만 소비는 할 수 없다"며 "소비를 하려면 소득이 있어야 하고 소득은 일자리에서 나온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엔진, PC 등 많은 기술 진보가 이뤄지는 동안 전체적인 고용이 줄지 않았으며 생산성 증가로 새로운 분야 일자리가 생겨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사진=황세준 기자> |
아울러 "일자리가 사라지려면 근로자가 하는 일을 기계가 대체할 수 있어야 하는 동시에 비용이 저렴해야 한다"며 "청소 업무의 경우 아직도 사람들이 하는데 쉬운일 같지만 아직도 기계에게는 어려운 작업인데다 임금이 저렴한 직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기한 로봇산업진흥원장도 "작년 다보스포럼에서 로봇 세상이 오면 일자리 잃는다고 위기를 조장한 측면이 있다"며 "일자리 문제는 로봇 이외에 다른 변수도 더 중요하고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로봇은 단순히 노동을 대체할 뿐 일자리 자체를 빼앗는 게 아니다"라며 "공정에 자동화를 도입하면 후공정에 더 많은 일손이 필요해져 인력을 재배치하는 상황이 온다. 오히려 자동화를 도입하지 않으면 기업 경쟁력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뿌리산업 중소기업에 로봇을 실제 도입시켜봤더니 생산성이 45% 높아지고 불량률이 5%에서 1%로 4%p 낮아졌으며 고용은 66개 기업에서 330명이 늘었다"고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일자리 수요가 바뀔 수는 있으며 로봇 시대에 맞는 인재양성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대일 교수는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바뀌는 것에 맞춰 인재 공급이 잘 이뤄지면 일자리는 계속 늘어나고 부는 계속 축적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일자리는 국내가 아닌 외국의 차지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 교육은 새로운 수요에 부응을 못하고 있다. 대기업 총수가 글로벌 인재를 찾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기사는 바꿔말해 우리나라에서 인재를 못만들어낸다는 얘기"라며 "교육시스템이 너무 대학입시 교육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한준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역시 "실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한 L기업에 가보니 로봇 도입 전 3000명이 근무했으나 현재는 1500명이 일하고 있다"며 "단순작업 인력 등 직업에 따라 부정적인 영향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유지보수 및 로봇관련 프로그램 인력들은 많이 필요해졌고 관련 협력업체에서 일자리가 증가했다"며 "현재 워크넷 채용정보만 봐도 관련 공고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형만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인구 구조 문제가 파장을 가져올 것 같다. 인구절벽이라는 용어를 쓰는데, 대학에서는 학력인구 감소 때문에 지방대학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4차 혁명 이야기할 때 인구구조도 같이 살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