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중소기업 특화 영업구조...수익성 떨어지지만
농협은행, 지점 축소 재검토...기업은행, 계획 없어
[편집자] 이 기사는 6월 26일 오전 11시30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지현 기자] 국내 시중은행들의 몸집 줄이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영업점포는 물론 직원과 자동화기기(ATM·CD기 등) 수도 줄여 비용을 축소하고 있다. 하지만 농협은행·기업은행 등 특수은행들은 쉽사리 다운사이징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SC제일·씨티은행)은 올해 1분기에만 영업점 수를 75개 줄였다. 지난 2012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임직원 수도 대폭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시중은행 총 임직원 수는 6만7627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3000여명이 줄었다. 올해 초 국민은행 등이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한 영향이다. 임직원 수 감소 역시 분기별 감소폭으로는 2012년 이후 최대다. 무엇보다도 지점을 방문하는 대면거래가 줄고, 모바일 등 비대면거래가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농협은행이나 기업은행 등 특수은행들은 마음대로 다운사이징에 나설 수 없다. 농업인들과 중소기업을 기반으로 한 영업 구조 때문에 영업점 줄이기에 섣불리 나서기 어려운 것.
농협은행은 지난해 기준으로 비수도권 영업점포 비중이 57%에 달했다. 설립 취지에 맞게 농촌지역에 영업점이 많은 것. 농협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지역 밀착도가 높고, 고령의 고객들이 많은 편이다. 이 때문에 영업점을 쉽게 없애지 못하는 것. 지난해 10여개의 영업점을 줄이긴 했지만, 다른 시중은행들이 많게는 100개 가까이 점포를 줄인 것과 비교하면 작은 규모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촌 지역에는 은행이 농협은행 밖에 없는 경우가 더러 있다"면서 "농촌지역 고령 고객들의 경우 아직도 영업점을 방문하는 분들이 많다 보니 영업점 축소를 섣불리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올해 중으로 적자 점포 위주로 영업점 줄이기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당국에서도 각 은행들에 영업점 축소로 인한 소비자 불편에 신경써달라고 당부하면서, 구체적인 점포 축소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은행도 마찬가지다. 기업은행은 기업대출 규모가 80%에 이르고, 영업점 대부분이 산업단지나 기업체가 많은 곳에 위치해 있다. 그렇다 보니 일괄적으로 비용 절감을 위해 점포를 축소하기 어려운 상황. 기업은행은 올해 점포 축소 계획이 없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특수은행들의 경우 일반 시중은행과 달리 특수한 고객층과 영업점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쉽게 다운사이징에 나서기 어려울 것" 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군다나 최근 은행 점포 줄이기가 가속화되자 당국에서 각 은행들에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영업점 줄이기에 더욱 신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