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원진 기자·사진 김학선 기자] 187cm 훤칠한 키, 런웨이에서 활약한 권현빈은 무대 위에서도 빛났다. 그에게 '프로듀스 101'은 잊지 못할 경험이자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YG케이플러스 소속 모델 권현빈(20)은 지난 16일 종영한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많은 국민 프로듀서들의 사랑을 받았다. 아쉽게도 최종 22위를 기록해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으로 데뷔는 못 했지만 후회는 없다.
"정말 바쁜 6개월이었어요. 지금은 그냥 끝낸 것에 만족하고 후련해요. 비록 데뷔조에 들진 못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아 기뻐요. 사실 방송 초반에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계속 하락세였어요. 매주 살아있을 거란 보장이 없었고 그만큼 고민이 많았죠. 항상 더 잘 하지 못해 아쉬웠고, 또 그만큼 모든 무대가 애틋해요."
방송 초반 태도 논란을 겪은 권현빈. 그는 조별 연습 중간 점검에서 트레이너 권재승에 "현빈아 열심히 했어?"란 지적을 받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잠시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기도 했었다. 처음 받아보는 많은 관심과 질타, 얼떨떨하고 힘들었을 터. 권현빈은 "너무 솔직하지 않았나 싶다"라며 씩씩한 모습을 보였다.
"제가 초반에 너무 꾸밈없이 다 드러내지 않았나 싶어요. 아무래도 아이돌 연습생 생활은 처음이었고 힘든데 누구한테 의지할 여유도 없었거든요. 부모님한테도 얘기하지 않았어요. 알게 되면 저보다 더 속상해 할 분들이라서요. 여기서 주저앉으면 극단적인 선택도 할 것 같아서 더 독기 품고 연습에 매진했던 것 같아요. 안 힘들었다면 거짓말이겠죠?(웃음) 점점 무뎌지더라고요."
시크한 외모에 모델이라 성격도 까칠할 줄 알았다. 역시 사람은 겉모습으로만 판단하면 안 되는 듯하다. 연이은 스케줄에 지친 권현빈은 "텐션 업!"을 외치며 슈퍼맨 포즈를 지어 보이기도 하고, 피곤해 다운될 때마다 목소리를 가다듬기도 했다. 자신 보다 대화를 나누고 있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착한 심성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까지, 국민 프로듀서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매력이 여기에 있었다.
"제가 쌍꺼풀이 없어서 그런지 은근 저를 무섭게 보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진지하게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면 다들 제가 째려보는 줄 아세요. 그게 아닌데 속상해요. 저는 장난기도 많고 조금 천방지축(?)인 면도 있어요. 팬들은 제 성격을 잘 알 거예요. 신비주의가 없는 게 매력이랄까요?"
권현빈의 첫 커리어는 모델이 아니다. 초등학생 때 일본에서 잠시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다는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펜싱 선수였다. 운동선수를 그만두게 된 이유는 햄스트링 파열. 이후 모델 한승수의 제안으로 패션모델의 길을 걷게 됐다.
"제가 생각해도 참 스펙터클한 것 같아요. 어릴 때 왼쪽 눈 밑 뼈도 크게 다쳐서 13시간 큰 수술을 한 적도 있고 허벅지 다쳐서 선수 생활도 접었죠. 그러다 모델이 됐고 '프로듀스 101'을 통해 아이돌로서 무대까지 섰네요. 모델이 본업임에는 변함 없어요. 하지만 워낙 음악을 좋아해서 아이돌로서 활동도 놓치지 않을 거예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조만간 모델, 아이돌로서 인사드릴게요."
이제 권현빈은 인생에 또 전환점을 맞이했다. 모델이자 아이돌로서도 이름을 알린 그의 미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돌아올게요. 사실 이 말이 간단하지만 간단한 걸 지키는 게 어렵다는 걸 이번 '프로듀스 101'을 촬영하면서 느꼈어요. 작은 약속부터 지키도록 노력하고 더욱 성숙해진 권현빈이 되서 찾아뵐게요. 기다려주세요!"
[뉴스핌 Newspim]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김학선 사진기자 (yooks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