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 유력했으나 합병 후 구조조정 우려 남아
한미일 연합은 일본이 주도권 잡을 수 있다고 판단
[뉴스핌= 이홍규 기자] 일본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인 도시바메모리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이르면 21일 발표한다고 아사히신문이 관계자를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르면 21일 이사회를 열고, 도시바메모리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28일 주주총회 전까지 매각 계약을 맺는다는 방침이다. 도시바는 각국의 독점 금지 심사에 시간이 걸리는 것을 고려해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인수 유력 후보로 급 부상한 '한미일' 연합은 일본 산업혁신기구를 축으로 하는 '미일연합'과 SK하이닉스 진영이 함께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14일 참가 기업들은 이 '한미일' 연합에 잠정 합의했지만, 투자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연합에서 빠지고, 도시바가 일부를 출자하는 방안이 제외되는 등 한미일 연합을 둘러싼 상황은 유동적으로 이어져왔다.
그러나 일본 경제산업성이 이 연합을 주도하는 데다 입찰 금액도 도시바가 요구한 2조엔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져 도시바 내 평가는 높아진 상태다.
2조2000억엔을 써내며 기존 유력 후보로 부상했던 미국의 브로드컴은 과거 기업을 인수한 뒤 인력을 구조조정한 전력이 있어 고용 유지에 대해 불안시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뒤처진 상태다.
다만 한미일 연합의 인수 제안은 웨스턴디지털(WD)과 도시바의 대립 해소가 전제돼야 한다. 제휴사인 WD는 제휴 관계를 근거로 도시바 메모리 매각 금지를 요구하며 국제중재재판소에 중재를 요청한 상황이다.
신문은 도시바와 한미일연합 관계자가 WD와 계속 교섭을 하고 있지만, 결론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21일 우선협상 대상자를 결정할지도 불투명하다는 전언이다.
한편, 이날 일본 일간공업신문(日刊工業新聞)은 도시바가 메모리 사업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브로드컴이 아닌 '한미일 컨소시움'을 선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원래 브로드컴이 유력했지만, 매각 후에 구조조정이 원활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남은 반면, 한미일 연합에서는 일본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장에서는 브로드컴 측이 2조2000억엔을, 한미일 연합이 2조엔을 넘는 수준으로 각각 입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